Peter Pan in NeverLand
뒤로 미뤄진 아르바이트 시간 덕분에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간식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대학 동기의 부친상 문자가 하나 날라왔고, 나는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친하게 지내던 녀석이었다. 동갑인만큼 그 녀석 아버지의 연배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닐텐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장례식은 멀리 전남 광주에서 치루는 것이었지만, 어차피 직장을 다니는 몸도 아니고 한 번 내려가서 얼굴이나 보고 와야지 생각했다. 잠시 후, 동기 중에 가장 친한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나보고 장례식에 참석할 지 물은 녀석은 대뜸 내게 결혼한다고 일갈을 날렸다. 말이 다 안 나오더라. 간다간다 말만 많았지, 주식이 반토막나서 돈 없네, 결혼은 하자고 했지만 구체적인 건 ..
아직 섣부르게 결과를 이야기하기엔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뭐, 굳이 찍어먹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되는 것은 아니니까..ㅋ 일요일에 있었던 시험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해도 할 수 없는 일이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하지 못했다 해도 지나간 일일 뿐이다. 사나이가 되어가지고 그까짓 일에 벌벌 떨면서 시무룩하게 지낸다고 한들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을 터~!! 다시금 나는 자기소개서를 써야하고 전공공부를 해야하지만, 그것 또한 나쁘지 않음이다. 어차피 이제 다른 곳에서도 공채는 나올 것이고 정 안 되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교수님을 찾아가도 될테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설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냐. (써놓고 보니까 너무 식상한 표현이라 키보드를 누른 내 손가락들을 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언제나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 녀석은 무척이나 수줍음이 많아서 처음부터 당당하게 나타나진 않더라. 마치 학창시절 내내 공부만 하고 다른 일에는 고개도 못 돌리고 있던 순박한 학생이 막 대학생이 되어 멋도 모르고 나간 미팅 자리에서 어쩔 줄을 몰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찔끔찔끔,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금씩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더란 말이다. 의정부역에서 잠시 멈췄을 때 검은 밤 풍경을 배경으로 한 전철의 창을 보면서, 나는 여전히 이 녀석이 자신감을 못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뿔사. 창 밖의 검은 밤 풍경에 가로등이 더해지면서 나는 이미 자신감으로 충만한 녀석의 흔적이 전철 창에 거미줄처럼 얽힌 것을 보게 되었다. 전철을 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