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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Pan in NeverLand
2009년 3월 18일 수요일 날씨 흐림. 파바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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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미뤄진 아르바이트 시간 덕분에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간식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대학 동기의 부친상 문자가 하나 날라왔고, 나는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친하게 지내던 녀석이었다.
동갑인만큼 그 녀석 아버지의 연배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닐텐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장례식은 멀리 전남 광주에서 치루는 것이었지만, 어차피 직장을 다니는 몸도 아니고 한 번 내려가서 얼굴이나 보고 와야지 생각했다.
잠시 후, 동기 중에 가장 친한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나보고 장례식에 참석할 지 물은 녀석은 대뜸 내게 결혼한다고 일갈을 날렸다.
말이 다 안 나오더라.
간다간다 말만 많았지, 주식이 반토막나서 돈 없네, 결혼은 하자고 했지만 구체적인 건 없네라고 떠들던 녀석이 6월에 결혼이라니.ㅋ
친구 아버지의 상과 친구의 결혼 소식.
어쨌든 일이 터질 바에야 이렇게 터져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내가 친구의 부친상과 친한 친구의 결혼 소식을 다 듣고도 아마 1시간 정도 지난 후일 것이다.
어머니의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는 외할머니의 부고를 들었다.
워낙에 연세도 있으셨고, 치매로 몇 주 전부터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래도 갑자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지난 주에 어머니께서, 당신은 그토록 많은 사랑을 외할머니로부터 받았지만 아직도 더 받고 싶다고 하신게 생생한데.
그래도 호상이다.
외할머니는 치매로 고생은 하셨지만, 주변 식구들을 괴롭힌 것도 아니었으며, 사고나 암처럼 고통스러운 병으로 돌아가신 것도 아니다.
증손주도 보셨고, 마지막에는 종교에 귀의하셔서 꽤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의 나머지 인생을 보내신 걸로 알고 있다.
다만 떠나보내야 하는 우리 어머니와 외삼촌들, 그리고 이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너무 슬퍼마세요.
매 주 교회에서 듣는 것처럼 언젠가 저 요단강 건너서 주님의 품 안에서 웃으며 만날 날이 올테니까요.
어쨌든, 내일은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외가댁에 내려가야 한다.
솔직히 아직 얼떨떨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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