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나같은 인간.. 정말 최악이야. 미안해... 내가 너무 경솔했어. 여전히 나는 내 생각만 하고 있었나봐. 그저 보고싶었을 뿐이고, 잘 지내는 지 궁금했을 뿐이었는데... 미안.. 너무나 미안... 그렇게 짧은 사이에 괜찮아졌을 리가 없는데... 차라리 나에게 모진 말을 하지 그랬어... 네가 날 무시해버렸어도 좋았을 것을..... 그랬으면 너의 얼굴과 그 상황과 네 모습을 되뇌이며 이렇게 괴롭지 않을텐데.... 사소한 우연이라도 참 잔인하지? 아니, 우연이 잔인한 것이 아니었지... 내가 그냥 모른 척 빨리 지나갔더라면... 그 버스를 타지 않고 그냥 다음 차를 탔더라면... 그랬더라면... 내가 네 상처를 들추어내는 실수 따윈 하지 않았을텐데........ 네가 그런 표정으로 인파 속을 지나가도록 하지..
우리 연구실에서 주로 하는 학문인 동역학에는 Forced Vibration이라는 것이 있다. 일정한 주기를 갖는 하중이 임의의 구조물에 작용할 때, 구조물의 고유 진동 주기와 하중의 진동 주기가 서로 얽히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때 하중의 주기와 구조물의 주기를 잘 맞추면, 큰 물결무늬 파장을 따라가는 작은 물결 무늬 파장을 얻을 수 있다. 구조물에 가장 안 좋은 상태는 당연히 큰 주기가 가장 큰 값을 가질 때 같은 방향으로 작은 주기의 값이 더해지는 경우다. 전반적으로 다운되어 있는 상태이다. 물론, 그 안에서도 나름의 감정 기복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아래로 크게 쳐있는 상태에서의 변화일 뿐이다. 더 이상 지금 이 상태에서 내려가고 싶지않아서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려고..
11월 30일. 나는 도망쳤다. 나의 책임과 노력과 인내로부터. 내가 스스로에게 한 약속으로부터. 상대방의 신뢰로부터. 그리고 편안함과 안정으로부터. 내가 어떤 변명을 한다고 해도 도망친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미안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서글픔을 말한다고 해도 그건 마치 사치처럼 느껴저서 그런 말을 표현하는 것이 부끄럽다. 그동안 내가 빌려주었던 물건을 받기 위해 그녀의 문 앞에 섰을 때 그녀의 문 앞에 붙어있던 빨간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그 글귀가 오늘따라 왜 그리 선명해보이던 지. 하루종일 내 머릿속을 맴돌던 나의 말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뒤엉켜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자했는 지 모르겠다. 아니, 정말 그런 말들이 맴돌기는 했던가. 다만, 하나의 말만 명확하게 떠오르고 있..
결국에 나는 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대체 얼마나 끌어온 것인가. 매번 같은 소리를 하고 같은 내용을 고민하고 있지만, 행동으로 이어진 적이 대체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변한 것없이 그대로라는 제일 처음 문장이 말해주듯이 나는 단 한번도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맞닥드린 적이 없다. 부끄럽고, 한심하고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묘한 안도감도 들지만 더 이상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괴롭힌다. 행동을 수반하지 않는 사상은 죽은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왔건만. 하지만, 행동이 나의 사상을 반하게 되는 지도 모르지않은가. 자신이 없다. 나란 인간은 어차피 도달할 위치나 능력같은 것을 설정하지 않는다고는 해도, 여전히 어리고 너무 어려서 아직 배워야할 것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