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할로겐등이 지배한 도로에 자리잡은 가로수는 햇살을 받을 때와는 다른 어색한 연두색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지붕에 흩어지는 빗방울들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나의 발목을 한동안 붙들었다. 어쩐지 오랜만에 이런 기분을 음미해본 듯한 느낌이 든다. 그 날도 비가 왔고, 우리는 큰 우산을 쓰고 있었지만, 그래도 비에 젖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 때는 그렇게 비에 젖어도 좋았는데 말이지.
친구가 권해준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다. 우리의 인생이란 얼마나 혼란스러운가. 확실성과 불확실성이 복잡하게 뒤엉켜있는 삶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얼마만큼 예측하고 가늠할 수 있을까. 아무리 많은 확실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하여도, 단 하나의 불확실성은 모든 확실성을 헝클어벼리고 망가뜨려버린다. 그러나 인생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이브를 하고 결과를 미리 알고 원하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게임보다는 두 번 다시 그 순간이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도해보는 우리의 인생이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결과도 훨씬 더 재미있을 수 있다. 그렇기는해도. 그러한 불확실성은 인생을 너무 괴롭게 만들고 있어.ㅋㅋ
올 해 전반기 일진이 무척 사납다. 술만먹으면 사고에, 이번에는 술도 안 먹고 사고를 당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준에서 끝나더니, 이제는 내 의사랑 관계없이 자해를 하고 있다..-ㅅ-; 내가 그동안 잘못했던 일들을 올 해 다 갚게 할 하늘의 속셈인가.ㅋ
한밤중에 통화하다 울컥해버렸다. 그 기분이 나랑 통화를 하던 사람을 향한 것인지, 나의 내면을 향한 것인지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겠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나와 통화한 '친구'는 이곳에 들어와 내 글을 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는 그 '친구'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적어도 한 개 이상 가지고 있지만, 일부러 여기에 적어야겠다. 왜냐하면 울컥한 기분을 통해서 드러난 문제는 내 내면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쓸 글이 자기 변명이 될 수도 있고 반성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문제를 왜 내가 화가 났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그러니 친구여. 혹시 이 글이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거든 읽지않아도 좋아.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