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왜 태어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좋은 결과만을 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과를 내놓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친구들의 사회적 지위와 배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귀고 터놓고 지낼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그렇게 배워오고, 그렇게 믿어왔고, 그렇게 살아가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거야? 진짜 그래? 언젠가의 노래 가사처럼, 세상은 왜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이렇게 틀린 걸까.
지금은 즐거운 토요일 아~~침~~♪ 그러니까 지금은 금요일 밤도 아니고, 토요일 밤도 아니고 토요일 아침~~♬ 실은 조금 더 일찍 써서 토요일 새벽으로 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가 너무 비참하니까~~♩ 그러니까 나는 오늘로 벌써 4일 째 집에 안 들어가는 중~~♪♩ 남들은 데이트다 미팅이다 엠티다 바쁜 3월의 토요일~~♬ 나는 오늘도 학교에서 날 밤 새우고 작업을 하고 있~다네♪ 먼 동이 터오는 것을 느끼면서 뽑아든 박카스 동생 코카스 한 병을 마시는 기분이 참... 더럽다. 집에 가서 푹 자고 싶어.ㅋ
귀에는 헤드셋을 끼고, 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모니터를 노려보면서,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다. 하루종일 비슷한 모델링을 하고 또 하고 조금 전에 했던 작업을 하고 또 하고. 지금은 대우건설 지하경전철 구조물에 대한 프로젝트를 하는 중.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시간은 자꾸 흘러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있고 나의 단순 작업은 그칠 줄을 모른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늘어가는 스트레스와 쌓여만 가는 짜증 속에서, 전보다 용케도 잘 버티는 나 자신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시스템에 잘도 적응해버렸구나하는 씁쓸함이 함께 든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 지 아는 것으로 소용이 없다고, 알고 있으면 고쳐야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것은 나약한 한 사람이 맡기에는 너무 부담스럽지않느냐고 회피해버린다. 그래도 시간은 잘만 간다는 것.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이 곳을 나갈 것이라는 것. 그치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