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한참지난 일이지만, 대학원 연례 행사 중에 하나는 스승의 날 행사이다. 스승의 날이라고해 특별히 스승의 은혜를 가슴 속 깊이 새기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날로 먹자는 것은 아니고, 나름의 성의 표시는 하지만..^^; 어쨌든 이 행사의 주된 목적은-적어도 내가 보기에- 같은 업계에 사는 사람끼리 친목도 다지고 새로운 얼굴들도 익히면서 업계 내에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인 것 같다. 뭐,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야 다양한 회사의 사람들을 알게되는 기회이니 좋을 것이고 (어쨌든 이 바닥에 있다보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기회는 반드시 생길테니까) 나같이 학생인 사람들은 보통은 지겹거나 쓰잘데기없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이 바닥의 현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
그러니까, 어제부로 만으로 28살이 되었다. 뭐, 생일이라고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생일날 식구들과의 먹는 식사가 각별하다는 것. 어린 시절의 내가 생일날에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같은 선물을 받고 케이크와 같은 평소 못 먹는 음식을 먹는 것이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생일의 의미가 평소 쉽게 가질 수 없는 식구들과의 식사같은 소소한 즐거움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면서 훈훈한 즐거움이 되었다. 아무튼, 이제는 만 28살이 되었고, 오늘은 그 두 번째. .... 오늘에 관해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냥. 사람 짜증나게 하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는 것. 대충 이정도만 해놓자. 길게 이야기하면서 나의 에너지를 쏟는 것 자체가 아깝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 있고 싶다. 나를 찾는 사람도 없고, 내가 찾는 사람도 없이 그냥 조용히만 있고 싶다. 조용한 곳에서 책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점토로 공작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그냥 그렇게 며칠씩이고 있고 싶다. 돌아갈 걱정이나 해야할 일에 대한 고민없이 그냥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내게 주어진 일이나 나의 위치가 마냥 한가하지가 않다. 아마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계속 그 상태로 있을 것이다. 나이가 한참이나 더 먹고, 더 먹어서 내가 이런 일기를 썼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할 즈음에는 가능할까. 지쳤다고 말하는 것도 이제는 식상할 정도. 그냥... 그저 알 수 없는 것에서 향수를 느낀다고 해두자.
친구와의 통화 중에 친구가 의례적인 인삿말을 건냈다. "요즘 잘 지내?" "뭐, 그냥저냥.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거지, 뭐." 그런데, 친구는 그냥 의례적으로 건낸 말은 아니었나보다. "너 요즘 좋다는 이야기를 통 안 하는구나. 매번 그렇게 안 좋아?" 생각해보니, 정말 요즘엔 바쁘다, 힘들다, 짜증난다의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여유가 없어진 것도 있고, 지금의 이 곳이 내 스타일과는 안 맞는 부분도 있다고는 하지만, 스스로가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대학원에 들어오기 바로 전의 생활들이 내게는 너무나 좋았다고 느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금의 생활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내 스스로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