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동기들의 취직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자리. 즐겁고 즐거웠던 자리. 모두들 웃고 떠들고 한껏 들떠서 저마다의 흥에 겨웠던 그 자리. 나 역시도 98학번 동기의 취업을 축하하며 한 자리에 참석했다. 웃고 떠들면서, 모두의 즐거움에 동참해서. 그런데 어째서. 내게는 그 즐거움이 마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을 바라보듯. 한 걸음 떨어진 위치에서 바라봐지는 것일까? ... 생각보다 깊은 Gab. 환경이라는 것은 무시할만한 것이 못 되나 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깍기 위해 앉았을 때. 거울너머의 얼굴에서 내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예전 신해철 노래의 가사처럼 마치 스펀지에 잉크가 스미듯 닮은 모습. 매번 거울 속에서 보던 얼굴이었는데. 어째서 그 얼굴을 오늘에야 발견했을까? 거울 속 저편에 있는 그 얼굴은 젊은 시절 당신의 모습. 그 얼굴은 나의 얼굴이면서 또한 내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나는 나 혼자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새삼스런 깨달음.. 나는 내 아버지의 추억이며 또한 미래라는 진부한 진리를... 오랜만에 찾은 미용실 의자에 앉아서 새삼 느꼈음을. 늦은 시간 돌아온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미래의 내 모습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봤다. P.S : 내 동생이 태어나기 전의 가족사진이다.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훔쳐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진.
한 사람과의 만남. 인생이라는 재미있는 틀이 던져준 묘한 인연. 공개적으로, 또한 개인적으로 수많은 추억을 함께 한 사람. 나에게 있어, 결코 적지않은 의미에 있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결코 어제와 다른 모습으로의 만남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오늘과 다른 모습으로의 만남이 아니길. 우리 두 사람에게 있어, 항상 서로의 모습으로 남아있길. 오래전의 즐거운 추억도, 슬픈 추억도, 괴로운 추억도. 그것이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수 있도록.
더워... 더워..... 요즘은 더워서 아무 생각이 없는 듯..-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