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다른 사람 방명록에 적다가 알게 되었어. 나 지금 마치 안개속을 헤매는 것 같다는 걸 말야. 하지만, 익숙한 길이니까, 길을 잃을 염려는 없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고 해도, 언제나처럼 발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돼. 그냥, 난 안개 속에 있어서 모든 것이 잘 보이지 않을 뿐이야. 그냥 뿌옇고 흐릿한 형체 속을 움직이는 것이 답답할 뿐이지. 그리고 이 안개 때문에 다른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는 것 뿐. 안개 속에선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거든. 그래서 난 나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어. 항상 이 안개에 신경을 써야만 해. 그래서 점점 더 답답해져. 지금 신경을 써야할 문제는 이 안개가 아닌 것 같은데... 자꾸 안개 때문에 다른 일을 못 하니까, 점점 더 짜증이 나. 이 안개... 언제..
나 이상한 걸까. 어딘가 조금 삐뚤어져버린 머리에는 매일매일 다른 생각만 가득히. 나... 혼란스러워졌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뭔가... 제대로된 감정의 표현을 못했나봐.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 화를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하지만 화가 나지 않는 건 아냐. 그런데... 이런 내가 무엇이 안 좋은 지 모르겠어. 그래서 더 혼란스러워.
나의 존재에 대한 의미 중에 하나는,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피하지않고 대응하는 것. 그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이라 하더라도, 일단은 부딪히고 나서 깨어지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 중에 하나다. '도망치는 것'은 자신의 위치와 모습을 잊는 것.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 내가 의미있다고 부여했던 것을 스스로 거부하는 것. 그러나. 때때로 정말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