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한 때, 이 세상은 경이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든 것은 새로움의 시작이었고, 앎의 과정에 놓여있었다. 그 무렵의 나는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기분으로, 내게 들려오는 모든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내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깨달음을 다 얻고만 싶었다. 그 당시엔 작은 것 하나하나에 내 모든 것이 열광하고 충만했었다. 그리고 나는 내 나름의 어떤 철학을 세우는 데에 성공했다. 그 후로 세상이 조금 바뀌었다. 내 안에서 어떤 철학이 생긴 이후에, 이 세상은 나의 철학을 확인하고 공고히 하는 것에 기여하게 되었다. 내가 접하는 지식과 사상과 이야기들은 나의 사상에서 대부분 소화가 되는 것들이었고, 그것을 내 식으로 받아들이거나 혹은 내 기준으로 비판하거나 하였다.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아..
99년 6월 중순 무렵, 나는 화천에 있는 자대에 있었다. 갓 이등병이 되어 이제 겨우 자대에서 첫 근무를 서게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 부대에서 가장 힘든 훈련 중에 하나라는 '적지종심훈련'을 하게 되었다. '적지종심훈련'은 전시 상황을 가정하고 실시하는 훈련이었는데, 당시 우리의 작전 지역이 강원도에서도 험하다고 소문난 7사단 부근이었기 때문에 훈련이란 훈련은 다 뛰어본 고참들조차 진저리를 칠 정도였다. (나중에 작전 지역이 15사단으로 바뀐 후에 나는 7사단이 얼마나 험한 지형인지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막 군대 생활을 시작한 나는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당시 우리 소대의 소대 선임병은 오석진 병장이었다. 날카로운 인상으로 가득했던 고참들 중, 몇 안되..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제대로 산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나는, 30대가 되었을 때, 나의 삶의 방향을 잡아놓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