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공짜표가 아니었다면 전혀 볼 생각도 안 했겠지만, 명동 씨너스에서 '킹콩을 들다'를 봤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뉴스를 보시던 어머니는 내게 '미디어법'이 직권상정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나는 왜 그렇게 '킹콩을 들다'가 불편했는지 깨달았다. 혹시라도 영화에 대한 글을 찾아서 오신 거라면, 읽지않으시는 편이 좋다고 권한다. 안그래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좋은 영화에 대한 글도 많은데다가 내가 평소에 리뷰를 올리는 In My Sight도 아닌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 글은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순수하게 영화적 해석을 바라신다면, 다른 분의 글을 찾아주시길 부탁한다. 못해도 보름 정도는 족히 매일 신문을 사서 보았던 것 같다. ..
용산철거에 시위하던 시민과 경찰관이 사망했다. 먼저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가슴 깊이 빈다. 관련 사건은 어제 뉴스에서 스치듯이 봤을 뿐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걸고 넘어진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나의 성의없는 태도에 대해서 지적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말은 분명하다. 최근에 읽고 있는 이진경님의 '철학과 굴뚝청소부'에 나오는 하나의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어떤 사람의 대문 앞에 누군가가 차를 주차되어있다. 남의 집 앞에, 그것도 대문 앞에 버젓이 주차를 해놓고 연락처도 없다. 집주인 화났다. 괘씸한 마음에 차에 펑크를 냈는데, 그걸 차주인이 목격하고 말았다. 아마 요즘같아서는 말도 안되는 사건일 것이다. 골목마다 주차라인이 표시되어 있고, 견인 시스템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니..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 위해 문을 연다. 밖에 나가서야 담배가 점퍼가 아닌 웃옷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점퍼 지퍼를 닫은 걸 후회한다. 담배를 한 대 물고서 하늘을 보니 캄캄한 밤에 달 하나만 덩그마니 놓여있다는 걸 안다. 아직 이른 밤이라서 일까. 왜 하늘엔 별 하나 없이 달만 보일까. 그것도 달빛조차 보이지않아 초라해 보이기까지한 달만. 많은 친구들이 온 것은 아니었다. 연중 행사 중에 하나로 언제나 그래왔듯 만난 대학 동기녀석들. 언젠가부터 대학 동기 모임에는 곧 결혼할 여자친구나 동기들 사이에서 익숙한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이 당연해져 버렸다. 오늘은 세 커플. 그 중 한 커플은 내년에 결혼한다고 동기 모임을 통해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을 축하했다. 내 친구와 그의 아내가 ..
최근까지 나는 일본 괴담 작가인 쿄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그 탄력을 받아서 리차드 매이슨의 '나는 전설이다'에 접근했지만, 생각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책 후반의 단편을 스킵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집어들었는데... 아직 그다지 큰 흡입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뜻뜨미지근한 상태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부메의 여름'이 가진 분위기에 너무 심취해있었던 것 같다. 그 책의 경우 불가해한 일들을 현상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는 추리 소설 형식의 책이었는데,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리차드 매이슨의 생각보다 가벼운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