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Side Story - 모종의 온도(2208년) 본문
※ 이 소설은 챗GPT를 활용하여 창작하였습니다.
우주 콜로니 가이아, 농업지구 3 구역.
모종이 한창 자라는 콜로니 내의 농장은 마치 지구의 늦봄처럼 온화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콜로니 외부의 태양광 패널에서 수광된 태양빛은 상부 필터링 시스템을 거쳐 정제되어, 지구의 햇빛과 유사한 조건으로 콜로니 내부에 분포되었다. 그 햇빛—과연 그것을 여전히 햇빛으로 부를 수 있다면—은 광섬유 도관을 따라 천천히 퍼져나가며, 토양 위에 심긴 모종들을 공평하게 감쌌다.
환기 장치에서 배출된 공기는 기류 제어 패널을 따라 순환하며 구역 전반에 미풍을 흘렸다. 방향은 없었지만, 감촉은 분명 지구의 대지를 스치던 바람과 닮아 있었다.
지구의 밭을 닮은 그곳에서, 균일하고 조용한 공기 속을 두 명의 농부가 천천히 걸으며 모종을 점검하고 있었다. 콜로니의 농업 중 많은 부분은 기계가 담당하고 있지만, 최종 점검은 인간의 몫이었다. 농작물이 필요한 것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니까.
두 사람 중 한 명은 전형적인 농부처럼 보이는 바랜 밀짚모자에 후줄근한 멜빵바지, 체크무늬 남방, 흙이 스민 장화를 신고 있었다. 얼굴의 깊은 주름과 투박한 손은, 그가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다는 증거처럼 보였다. 다만 팔에 찬 식물 상태 확인용 패드만이 어울리지 않았다.
한 줄기 밀 모종을 가만히 어루만지던 그가,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토비, 여기선 내가 농사를 짓고 있는 건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건지 가끔 헷갈린다니까."
그 말에 옆에 서 있던 청년이 파란 야구모자를 벗고 이마의 땀을 쓱 닦으며 웃었다.
"또 그러시네요, 크랜포드 씨."
토비라고 불린 청년 역시 전형적인 농부의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마치 갓 내린 유니폼처럼 깨끗했다. 그의 옷에는 크랜포드의 옷처럼 몸에 밴 자연스러움이 없었다. 반면 그의 팔에 찬 패드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농사라는 건 말이야, 때로는 제멋대로 부는 바람에 맞서고, 때로는 병충해에 맞서면서 한 포기씩 키워내는 거야."
크랜포드는 모종 앞에 쪼그려 앉아 엄지와 검지로 흙을 한 줌 집어 들었다. 흙의 감촉을 느끼려는 듯 손가락을 비볐다가, 검지 끝에 묻은 흙을 혀끝으로 살짝 맛보았다. 그 모습을 본 토비는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좋은 흙이야. 여긴 농사를 짓기에 완벽해... 소행성에서 광물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흙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니. 가끔은 이 소행성이 무슨 마법이라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니까. 뭐, 좋은 흙은 농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 그저 감사할 따름이긴 하지만..."
"그래서 우리 인류가 우주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거죠. 덕분에 이렇게 작물도 잘 자라고 있고요."
토비는 씨익 웃고 팔에 찬 패드 화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다시 모종을 바라보았다.
"광합성 반응은 안정적이고, 수분 흡수도 이상 없어요. 잎맥의 색도 균일하고 엽록소 농도도 기준값에 가까워요. 뿌리 확장 속도도 표준 성장 곡선 안에 있고요."

그는 모종에 시선을 둔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정량적인 수치로 판단해 봤을 때, 이 정도면 꽤 우수한 개체로 자라고 있는 셈인데... 어때요, 크랜포드 씨.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으신가요?"
"그게 문제야. 이렇게 완벽하게 정돈된 환경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게, 나 같은 지구 출신에겐 어쩐지 낯설기만 해."
크랜포드의 말투엔 못내 진심이 배어 있었고, 그 기색을 느낀 토비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크랜포드 씨는... 왜 여기로 오셨어요?"
크랜포드는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마치 오래전 풍경을 되새기는 듯. 그리고 콜로니 농장의 저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이 아닌, 콜로니의 벽이었다.
"지구에서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었지. 오랫동안 지력을 써온 지구의 흙은 영양 상태가 형편없었어. 그런 땅에서는 그냥 잡초라면 모를까, 작물은 제대로 자라기 힘들지.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할 줄 아는 건 결국 농사뿐이었어. 그래도 비료를 엄청나게 넣어주면 흙은 어떻게든 살려낼 수 있어. 하지만, 날씨는 어떻게 할 수 없었지. 미친 듯이 햇빛이 내려쬐기도 하고, 모든 걸 쓸어갈 정도로 비가 내리기도 했어. 그런데도 자라나더라고, 수수가. 기특한 놈이었지. 살아남기도 힘들 것 같은데 수확물을 얻을 수 있었거든. 그게 참 대견했고, 고맙기도 하면서… 어쩐지 미안했지. 하지만 그런 감정만으론 비어버린 통장과 쌓여가는 빚을 감당할 수는 없었지. 그런데 이곳이라면, 그래도 내가 할 줄 아는 걸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겠더라고. 그게 여기 온 이유지."
토비는 한참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모종을 보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잎을 살짝 만졌다. 마치 처음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어색한 움직임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크랜포드는 무심하게 내뱉듯 툭 말했다.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만져봐. 기계는 숫자를 알려주지만, 농사는 숫자만 가지고 하는 게 아냐."
토비는 그의 말대로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모종을 만졌다. 손끝이 닿는 순간, 그는 잠시 숨을 들이켰다. 익숙지 않은 감각이었다. 그건 숫자가 알려주지 않는 세계에 대한 느낌이었다.
"... 부드러워요."
그는 손바닥을 살짝 말아 쥐며 감촉을 음미했다.
"어때? 계속 말해봐."
"그리고... 촉촉하네요."
그의 말투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낯선 세계를 조사하는 탐험가처럼, 신중하게 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는 듯.
"그렇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야."
"... 이곳에서의 농사도, 농사라고 인정하시나요?"
"... 아직. 꽃이 피어날 때까지는 지켜봐야겠지."
두 사람의 얼굴에 동시에 미소가 번졌다.
"지구에서 농사를 지으실 때, 언제가 가장 행복하셨어요?"
"하늘이 붉게 물들어갈 무렵, 해가 느릿하게 넘어가고, 손에 묻은 흙을 털며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던 그 시간이었지.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가벼웠거든."
"그럼... 그때 기분을 다시 한번 느껴볼까요?"
토비가 주머니에서 작은 스피커를 꺼냈다. 작은 스피커에서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Count on Me’가 흘러나왔다. 오래된 기타 선율과 함께, “You can count on me like 1, 2, 3…”이라는 가사가 조용히 공간을 채웠다. 크랜포드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순간 고개를 살짝 젖혔다. 놀람과 반가움, 그리고 아주 오래된 무언가를 다시 떠올린 듯한 표정이었다.
"자네, 이런 노래도 듣나? 자네보다 훨씬 전 세대의 노래일 텐데… 나한텐 오래된 친구 같은 곡이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낡은 노래는 지구의 먼 기억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무언가를 아련하게 떠올리게 했지만, 무엇인지 짚을 새도 없이, 두 사람의 패드가 조용히 진동했다. 교대 시간 알림이었다. 콜로니의 농업지구엔 붉게 물드는 하늘은 없었지만, 그들 주변엔 분명 하루의 끝과도 같은 공기가 퍼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노래를 들으며 말없이 걸었다. 발밑의 흙이 살짝 눌리며 낸 소리조차도, 그 순간만큼은 지구의 어느 밭과 다르지 않았다.
우주의 콜로니 안.
여전히, 인간은 흙을 만지고 있었다.
▶ 후기
-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또(?) 저질러버렸다. 이렇게 저지르고 수습 못한 것들이 백만 스물한 개 하고도 두 개 정도 더 있을 것 같지만.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미완성인 인생을 사는 인간이 미완성으로 끝날 일을 잔뜩 벌이는게 뭐 그리 이상한 일이라고. ㅋㅋ 그런데 설정도 다 완성하기 전에 덜컥 소설부터 써버렸다. 감당... 할 수 있겠지? (똑같은 질문과 대답의 무한 반복...;;)
- 크랜포드와 토비는 파일럿 성격의 글에 잠시 등장하는 인물인데, 이 짧은 창작 과정에서 덜컥 정이 들었다. 작품을 진행하면서 애정을 쏟은 캐릭터를 죽이는 작가들의 위대함(?)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 단편을 얼마나 쓸지, 본편은 언제 시작할지 아무것도 예정된 것이 없다. 그 요즘 유행하는 MBTI로 평가하면 P다, P.
- 단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중간에 한번 날려먹었다...ㅠㅜ 주제야 뭐 특별할 것이 없어서 날려버린 소설이나 지금 소설이나 다를 것이 없는데, 소설의 흐름과 분위기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듯 하다. 최대한 유사하게 맞춰놓기는 했지만, 어쩐지 날려버린 쪽이 좀 더 완성도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놓쳐버린 사냥감이 더 커보이는 뭐, 그런 느낌...-_-;;
- 소설의 마지막에 노래를 추천해주신 LAL사마와 VM님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소설 속에 소개된 노래는 소설과 현실을 이어주는 장치로, 개인적으로 이 장치가 매우 만족스러워요. ㅎㅎ 앞으로 단편에는 종종 이런 식의 연결 장치를 넣을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급 능력을 날로 먹으려고 하는게 아닙니...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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