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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날씨 맑았던 것 같음. 약간의 휴식 시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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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날씨 맑았던 것 같음. 약간의 휴식 시간

☜피터팬☞ 2007. 11.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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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별 것아니었지만, 심적으로는 무척 압박이 심했던 구조물진단학회의 발표가 끝났다.
학회의 수준이 높지도, 학술발표회라는 것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가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 자체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논문의 내용도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더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다.
연구의 내용이나 수준을 아직 배우는 입장인 내가 판단하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이지만,
이런 내가 논문의 내용이 대단치 않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논문 수준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나의 논문 내용이 별다른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논문 발표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잘 끝났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성공적으로 끝났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학술 발표대회 전날부터 나를 괴롭혔던 머피의 법칙은 학술 발표를 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모두 끝났고 나는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정말이지 학술 발표대회 전까지 내 주변 상황은 마치 영화 시나리오처럼 나를 제대로 괴롭히도록 짜여져있었다.
발표 전날이 되어서야 겨우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게 된 것은 나의 게으름과 불찰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어렵사리 아르바이트 시간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발표 준비를 다시한 그 순간
연구실 선배님이 나타나시는 바람에 나의 재발표는 무산되어 버린 것은 머피의 법칙이 제대로 작용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시발점이었다.

다들 식사를 하기 위해 떠나고 서둘러 알바를 가던 내게 닥친 두번째 상황은 편도선이 부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다영이였다.
감기로 인해 밥도 못 먹고 약도 떨어진 상황에서 마냥 누워만 있는 다영이를 보고 시간이 약간 남은 것을 이용해 근처 편의점에서 전복죽을 사왔다.
최근에 지갑을 두 번이나 잃어버려서 수중에 돈이 거의 없었지만, 어떻게어떻게 긁어모아 겨우 전복죽을 살 수 있었던 것까지는 좋았는데
알바 시간에 딱 맞춰 출발하려던 내게 약을 사달라고 했을 때는 난감할 수 밖에.
발표날이 다음 날이었기 때문에 그 날에 난 집에 가서 양복을 가져오려고 했던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결국엔 PPT를 수정하기 위해 다시 학교에 올 계획이 되긴 했지만.)
결국 알바가 끝나고 돌아오면서 약을 사오겠다고 약속한 후 부리나케 알바를 하기 위해 출발했다.
그러나 며칠 전, 약만 사다주고 돌봐주지 못하던 내게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던 다영이가 자꾸 마음에 걸릴 수 밖에 없었고,
알바를 가는 길에 있던 약국을 발견한 순간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약을 사서 다시 다영이의 자취집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밥과 약을 챙겨주고나서야 약간은 편안한, 그러나 알바에 늦을 것같다는 불안한 감정을 안고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알바를 미뤄둔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세번째 상황이 될 줄은 그 순간까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내가 하고 있는 알바는 아이들의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순간에야 비로소 끝나는데,
그 날따라 아이들의 어머니가 좀처럼 돌아오시지 않는 것이었다.
그 집 어머니는 내 고등학교 때 학원 영어 선생님이셨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나를 친동생처럼 생각해주시는 분이시다.
10시가 좀 넘었을 무렵 아이들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고, 나는 좀 늦어도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아이들의 어머니는 새벽 1시가 넘어서 도착하셨다....
학교에 일찍 가서 잠을 좀 잔 후에 새벽에 집으로 가서 양복을 가져가려던 계획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새벽 2시에 다시 학교로.

새벽에 일어나기는 무슨 개뿔이.
나는 아침 7시가 되어서 겨우 일어났고, 근처에서 자취를 하던 재순이네서 양복을 빌려서 발표장소로 출발했다.
하지만 마지막 상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ㅅ-
멍한 상태에서 양복으로 갈아입던 나는 발표 자료를 담은 USB를 들고오지 않았다.ㅋ
결국 학교에 남아있던 관수에게 전화를 걸어 발표자료 PPT를 메일로 보내달라고 연락해야했고,
발표 시작 10분 전이 되어서야 PPT는 내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
아마 내가 지금 이야기한 일들이 잘 해야 24시간이 넘지않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일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내 상황이 마치 시트콤같다고 말해주었다.
물론.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ㅋㅋ
아주 잘 짜여진 상황극처럼, 나의 잘못을 제외하고서도 내 주변 상황들이 아주 절묘하게 맞물려가면서
모든 계획을 엇나가고 만들고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데, 그거 정말 식은 땀 흐르더군.
하지만 발표는 잘 끝났으니 나름대로 만족.
악재가 계속되어도 결과가 잘 끝난 것 덕분에 나는 오히려 더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마저 좋지않았다면 정말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짜증났을꺼야.

그렇게 발표가 끝난 후에도...
사실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었다..ㅋㅋ
며칠 간의 고생을 보상(?)받으려고 한 휴식은 결국 모두 틀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으니까..-ㅂ-;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지.
그 일에 대한 보상은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니까 말이다.ㅎㅎ

어쨌든, 이제 발표는 끝났고, 남은 것은 내 논문과 영어공부.
전보다는 조금 덜한 압박임엔 분명하지만, 그것은 데드라인이 멀었기 때문이고..
결국 이 일들은 지금보다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올게 분명하다.
휴. 제발. 이번엔 좀 편안하게 넘어가줬으면 해. 알겠지, 머피의 법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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