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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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일 토요일 날씨 비. 변신

☜피터팬☞ 2007. 9. 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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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서던 그는 거울을 보고 화들짝 놀라고 만다.
그의 눈 앞에는 지금껏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이 거울을 통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거울 속에서 기대했던 모습은 열정과 자신감에 차있으면서 소년다운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던 젊은이였는데,
막상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피곤에 지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쓰러질 듯 위태해보이는 아저씨였다.
언제부터 그렇게 바뀌었던 것인 지, 언제부터 그렇게 망가졌는 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지만 거울 속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자신은 다 성장했고, 세상의 그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이 혼란스러워졌다.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 지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그는 어떤 답도 찾을 수 없었다.
그동안 그를 휩쓸었던 것은, 삶의 아주 작고 작은, 파도라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의 아주 약한 출렁임이었을 뿐이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그가 깨달은 것은 자신은 그것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아주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씁쓸한 미소가 스쳐지나가고 자괴감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변해버린 내 모습을 보면서 정말 혼란스럽고 무너질 듯 위태로웠다.
그렇다고 여기서 정말 무너질 수는 없었다.
나는 아직 몇년 전 환희에 차 집으로 돌아오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과는 달랐지만, 그 당시도 힘들었고, 지쳐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삶에 어떤 빛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과 그 때는 많은 부분에서 틀리고 내가 찾아야할 해법 또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때처럼, 지금의 내게도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과 희망, 그리고 그것을 찾은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꺼라 믿고 있다.
아직은 무너질 때가 아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을테니, 여기서 무너지면 내 다짐과 신념은 모두 쓰레기가 되어 버릴 것이다.


다만.
더 무너지기 전에 내 스스로 내 안에서 빛을 발견했으면 한다.
지난 번에 찾은 빛보다 더 크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주 작은 빛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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