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7년 8월 1일 수요일 날씨 ..지랄맞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본문

일기

2007년 8월 1일 수요일 날씨 ..지랄맞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피터팬☞ 2007. 8. 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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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이었다.
이번 주에 예정되어 있던 휴가가 취소되었던 관계로
아침부터 그다지 좋은 기분일리는 없었고,
마음이 그러하니 정신인들 집중될리 만무했다.
그렇게 지리한 한 주가 시작되나 했는데
인생이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녀석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 7월의 마지막 남은 이틀은 장례로 채워졌다.

아마 뉴스를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지난 일요일 영동 고속도로에서 있었던 교통사고.
벤츠가 중앙선을 침범해서(고속버스가 중앙선을 넘었다는 말도 있다) 마주오던 고속버스와 추돌한 사건.
버스 쪽 피해는 크지 않았는 지 별다른 보도는 없었는데,
벤츠에 타고 있던 일가족 6명은 모두 사망했다.
그리고 그 일가족은 우리 연구실 선배님의 가족이었다.

연구실에 자주 찾아오시던 분도 아니고,
학교를 같이 다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얼굴이라도 익숙한 분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은 묘한 느낌이었다.
나이가 차서 돌아가시는 경우에는 그것이 순리이기에 받아들이기가 수월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누군가가 주변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얼떨떨한 기분마저 들게 만들었다.
하물며 친인척들이야...

장례식장에 도착한 후에,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가족들이 오열하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월요일 밤 늦도록 장례식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주고 뒷정리를 하면서 약간은 무거운 마음이 사라지는 듯 했지만,
고인을 영구차로 운구하고 벽제의 화장터로 보내면서 마음이 한층 더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화장하는 곳으로 시신을 넘기자 가족들의 울음 소리는 더욱 커졌고 그 소리는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울려퍼졌다.
특히 막내 아이는 겨우 2살이라는 것을 들으면서 마음이 한층 더 침울해졌다.
아이의 시신이 안치실로 들어갈 때 한 친척분이 관을 붙들고 놓치를 않으셔서 더 그랬을 것이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이라 할 지라도 이토록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거운데..
내가 잘 아는 사람의 죽음을 대면했을 때 나는 과연 얼만큼의 슬픔을 느끼게 될 지 두렵기도 했다.
더불어 부모님을 내 샂우가 되게 하는 불효는 절대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물론 사고라는 것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조심은 해야하지 않을까.

화장 중에 우리 일행은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그 어떤 것이 계속 나를 따라왔다.
영정을 들 사람이 없어서 내가 돌아가신 선배님의 사모님 영정을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긴장해서 인지 머리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을 둘째로 하고 정신적으로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듯 하다.

예전에 사 둔 책 중에 죽음에 대한 사회 문화적 고찰을 시도한 책이 있다.
죽음이라는 현상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접근해왔으며 그것이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 책을 접할 무렵에 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크진 않았던 것 같다.
다시금 그 책을 집어봐야겠다.
행여나 더 큰 감정이 나를 휘감을 일이 생기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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