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8개의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진 김영하의 단편 '오빠가 돌아왔다' 전에 이야기했듯이 단편 소설집은 그냥 한 작가의 단편들만 마구잡이로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뭔가 나름의 통일성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통일성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한 작가의 느낌이라는 것을 김영하의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오빠가 돌아왔다'에 실려있는 소설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글을 신나게 읽었다 싶으면, 바로 다음엔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싸늘한 느낌이 나는 글이 실려있다.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냉소와 블랙 유머가 가득한 글이 튀어나오다가 평범해서 일기처럼 느껴지는 글이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모든 글이 다 김영하의 느낌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대학교 4학년 때 '문학과 사회'란 수업을 들었다. 그 때 수업은 매주 단편을 읽고 소설의 주제와 사회 문제를 연결해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다. 그 당시에 읽었던 소설들을 최근 하나씩 꺼내어 다시 보고 있다. 그런데 왜 배수아를 먼저 들었을까..-ㅅ- 실수다. 나는 듀나를 읽으려고 했는데. 배수아의 소설은 내가 한국 문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일깨운다. 어린 시절 한국 소설을 읽을 때 나는 그것들이 지나치게 어둡고 어렵다고 생각했다. 우리 나라의 근대와 현대는 격동적이라는 말을 사용할만큼 격변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서 가치의 혼란과 사회 구조의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고 있었던 만큼 그 당시 소설들의 분위기가 그러한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삼국지나 퇴마록을 즐겨보던 나는 그런 무거운 분위기를 즐길..
돈키호테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청소년 필독서로 오랫동안 꼽혀온 작품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엔 명절같은 때에 만화 영화가 방영되기도 했으니까. 셰익스피어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하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책. 그러나 이 책을 제대로 다 읽은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다 안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에서야 겨우 이 책을 읽어봤다. 사실 그렇게 지나쳐버린 고전 명작들이 꽤 많은 편이다. 빨강머리 앤이나 허클베리 핀과 같이 만화 영화로 이미 접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실제 작품을 손에 잡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이적의 '로시난테'라는 노래를 듣다가 갑작스레 이 책이 읽고 싶어졌고, 때마침 돈키호테 출간 400주년을 맞아 완역판이 나와있었기에 주저없이 책을 사서 몰입하기 시작했다. ..
프리랜서로 일하며 소설을 쓰는 영빈은 어느 날 밤, 호랑이를 만난다. 그리고 그는 호랑이를 잡으러 간다며 제주도로 향한다. 소설의 줄거리를 잘 정리하지 못하겠다. 늪지에 발을 들여놓은 것처럼 서서히 몰입되어, 끝나는 순간까지 나의 흥미를 잡고 있던 이 책의 스토리에 대해서, 간단한 몇 줄의 줄거리를 적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그것이 이 소설의 감상을 적는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 이유다. 제목과 매치시켜서 줄거리를 적고 싶었지만... 결국 내 머리에서 나온 줄거리는 저 세줄이 끝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스토리의 부분부분이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줄거리를 제대로 적으려고 시도하면 책을 다시 봐야할 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책 뒤에 실려있는 서평이나 인터넷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