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마나님과 나는 생활 영역의 많은 부분에서 암묵적인 합의로 분업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는 일은 마나님이, 분리수거를 하고 기계적인 수리는 내가 하는 식이다. 물론 이게 칼로 무 자르듯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건 아니고, 식사 후 테이블 정리같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부부는 묘하게 선호하는 분야(나는 이과, 마나님은 문과라서?)가 달라서 큰 트러블 없이 분업이 이뤄졌다. 비슷한 맥락이 육아에도 적용되었는데, 체력적인 면이나 관심사가 아이와 좀 더 가깝다는 이유로 별이의 놀이 육아는 내 몫이다. 마나님과 내가 함께 있을 때 별이와 주로 놀아주던 상대가 아빠라는 건 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와서, 마나님과 내가 각자의 할 일..
출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서둘러 걷고 있는 중에 마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지, 이 시간에? 집을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음? 영상 통화??!! 걸려온 전화가 영상 통화인 것을 확인하자 어떤 상황인지 살짝 짐작이 간다. 전화 연결을 하자 별이의 얼굴이 보인다. 역시 그랬군.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마감일이 가까워져 가면서 최근 주중에 집에 일찍 들어간 일이 없었다. 주 52시간...? ㅋ 지난 주말에 내내 함께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아직 7살인 별이는 다음 주말까지 아빠를 기다리는 것이 어려운 것이 당연하겠지. 그래서 아마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아빠를 잠시라도 만나려고 결심이라도 했었던 모양. 그런데 조금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만나지 못한 것이 속상했던지 아빠가 보고싶다며 ..
언젠가부터 이 일기장은 생일날에 내가 나를 격려하기 위해 쓰는 용도 외에는 쓰질 않았는데... 아... 최근 이런저런 악재(?)들이 좀 있어서 기록 차원에서 일기를 남긴다. 생각해보니 이런 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곳이 일기장뿐이더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굳이 악재라고 할 것은 없고, 이것도 그저 순리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긴 하겠다. 첫 번째 악재는 에어브러쉬 작동 오류. 사용하고 있던 에어브러쉬는 미스터 하비 프로콘 보이 PS289. 저가형 에어브러쉬 2개를 한 달도 안 되어서 고장으로 날리고 홧김에 질렀던 모델이다. 그리고는 왜 사람들이 돈이 좀 들더라도 좋은 에어브러쉬를 쓰라고 하는지 바로 이해했던 모델. 2011년 생일 즈음 샀으니 만 10년은 사용했네..;; 오래 쓰긴 했구나..^^;; 하지..
세상 참 좋아졌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이제 일상의 많은 것들을 사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내 세대가 어릴 때만 해도 사진은 이렇게 흔한 것이 아니었다. 먼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있어야 했고(?!), 카메라 안에 들어가는 필름을 사야 했으며(??!!), 다 사용한 후에 인화(!!!)를 해야 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나면 정해진 매수를 다 찍을 때까지 인화를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는데 필름이 남은 경우에는 아무 사진이나 찍어서 카메라에 들어간 필름을 다 쓰거나, 혹은 경제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