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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Pan in NeverLand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와 베르세르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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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베르세르크'
▷ 글을 시작하면서..
난 철학과도 아니고 철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닌, 단지 그냥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실제로 이 글의 내용이 다 뻥일 수도 있고, 말도 안 되는 내 혼자만의 괴상한 논리로 가득차있더라도.. 만화책과 철학서를 접목시킨다니.. 웬지 뭔가 있어보이지 않은가??(흐흐흐~ 어쩌면 난 지금부터 내 잘난 척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니깐 그 꼴 보기 싫은 사람은 그만 읽길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젠장할 정도로 길다.)
이 글의 내용이 원래 '니체'의 사상과 다르거나, 너무 비약처럼 보일 지라도.. 그냥 이런 쓰잘데기 없는 접목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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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가 만화책을 만났을 때..
아마도 군대를 제대하고 조금 지나서 것 같다. 그 '책'을 다시 집어들었던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나는 제대 후의 책임감과 일종의 중압감을 느끼면서 내가 살아가야할 방향등에 대해 나름대로 꽤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생각해보면 좀 우습기도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무엇을 목적으로 해야하는가.
그리고 이 책의 2/3을 읽었을 때였던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봉산역에서 나도 모를 가슴벅찬 감동을 얻고 집에까지 설레는 기분으로 왔었다.(잠도 못잘 뻔 했다. 진짜루..)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중학교 때 '불멸의 용병'이라는 해적판으로 돌던 '베르세르크'가 정식으로 출간되었다는 걸 알고 모조리 구입해버렸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서 베르세르크를 천천히 감상하고 있다가.. 다시금 벅차오르는 이 감동!!! T^T 아아아~!!
그 당시의 난 '짜라투스트라~'에 꽤나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베르세르크'를 읽으면서 '짜라투스트라~'에서 말했던 니체의 사상들이 그림과 활자, 그리고 스토리를 통해 나의 몸 전체에 전율을 내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때의 그 기쁨이란!!
그럼.. 지금부터 내가 느낀 그 전율들을.. 100%는 전달하지 못하더라도 맛배기 정도는 보여줄 수 있다는 건방진 생각으로 이 글을 시작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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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니체! '짜라투스트라'를 통해 무슨 말을 했지?
사실 니체의 사상은 그의 삶 속에서 계속 변해왔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짜라투스트라~'책의 커버에 나와있는 글로 판단하자면 이 책이 그동안의 니체의 사상이 모두 용해된 것이다. 그 전부터 그가 경험하고 써왔던 책들의 사상이 이 책을 통해 나름의 틀을 갖춘 '니체의 사상'이라는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여진다.
작품 속에선 니체는 기독교를 비롯해서 학자들과 다른 많은 것에 대한 비판적 모습을 보여주는데..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런 것과는 별반 관계없으니 넘어가도록 하고..-_-
그는 인간의 발전 모습을 세가지 단계로 나누고 있다.
처음엔 낙타의 모습. 낙타는 의무와 금욕을 의미하고 존경할만한 것에 복종하고, 배우는 정신이다. '그대 해야 한다'가 바로 낙타의 기본 입장인 것이다.
그 후에 낙타는 자신의 사막(그의 인생?)으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기존의 가치관, 전통, 사상 그리고 낙타의 주인인 초룡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낙타는 사자가 된다. 사자는 초룡과 싸워 자유를 탈취하고 고독을 견디며, 스스로 주인이려한다. '나 원한다'가 바로 사자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인 것이다.
그리고 가장 궁극적인 모습으로 어린아이를 제시한다. 사자는 자유를 탈취할 수는 있어도 창조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어린아이이다. 어린아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습들이 바로 베르세르크르르 통해 극명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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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츠. 죽어야하는 운명 속에서 살아가야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
가츠는 용병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는 용병으로 길러질 운명에 있었다고 봐야하겠지. 시체에서 태어난 아이를 지나가던 용병단이 데려가고 그것으로 그의 인생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용병들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강해지는 것'.
양부의 곱지않은 시선 속에서(난 그것이 애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스스로 몸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믿을 것이라고는 오로지 검과 강함밖에 없었다.
그의 세계는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곳이었으며, 누가 이끌어주거나 지켜주는 곳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목숨은 자신이 지켜야하고, 그것의 댓가를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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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무를 이행하는 인간. 낙타.
그리고 그는 그리피스를 만난다. 그리피스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그를 매의 단에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어쨋든 가츠는 함께 있으면서 그리피스의 꿈을 쫓게된다. 그리고 그는 '낙타'가 된다.
처음 매의 단에 들어갔을 때 쥬도는 가츠에게 매의 단 구성원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꺼낸다. 매의 단은 순전히 그리피스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집단이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지만 그만한 능력이나 비젼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한다.(스토리의 원할한 전개를 위해서일 지도 모르지만..^^;) 쥬도의 말처럼 '그리피스에게 완전히 홀려서 온 녀석, 그리피스 주변에 있으면 뭔가 좋은 일이 생겨서 온 녀석'이 전부인 것이다. 가츠를 제외하고 가장 실력자인 캐스커조차도 -물론 스스로의 의지로 그리피스에게 온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꿈이나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리피스를 위해서 왔고, 모두들 그리피스를 '위해서' 움직인다.
게다가 그리피스 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가츠를 처음 구해주고 난 후 그는 말한다. '우수한 장기말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는 매의 단 자체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하나의 '장기말'에 불과하지 않은 것이다.
매의 단은 그리피스와 함께 부도 얻고 명예도 얻으며, 작위까지 얻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피스의 저 원대한 목적에 따르는 부수적인 것이었을 뿐, 아무도 스스로 세운 목적이 아니다. 매의 단과 가츠는 그리피스의 꿈을 좇는 자들이며, 그리피스의 꿈을 이루는데 쓰여지는 '도구'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츠 역시 '암살'이라는 더럽고 추접한(..;;) 방법까지 쓸 수 있었다.
매의 단은.. 그리고 가츠도 '낙타'처럼.. 누군가가 내려주는 가치관, 기준,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그대 해야 한다'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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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인간. 사자.
앞서도 말했듯이.. 사자란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사람을 말한다. 기존의 가치관이나 전통에 따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 이것이 바로 '사자'이다. 낙타였던 가츠가 '사자'가 되어버린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리피스 때문이다. 그는 그리피스의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던 도중에 그리피스와 샬로트 공주와의 대화를 듣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꿈(즉 이상)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이것으로 꽤나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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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남.
그는 이제 '가츠'가 되기로 한다. 매의 단에 속해있는, 그리피스의 명령에 복종하는 장기말 가츠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와 자신의 꿈을 따라가는, 그리피스와 동등한(꿈의 크기가 아니다. 그 방향에 있어서의 동등함) '친구' 혹은 '라이벌'이 되기 위해서 그는 떠난다.
그가 떠나는 순간에도.. 매의 단은 여전히 '낙타'였다. 코르커스도, 쥬도도, 그리고 캐스커도.. 아무도 그리피스의 꿈을 좇는 것에 회의나 의심을 갖고 있지 않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가츠는 달랐다. 자신의 꿈에 대한 명확한 조감도는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꿈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하고 떠난다. 자신의 힘으로 그것을 찾겠다고.
그리고 이것은 이 만화에서도 눈에 박힐 정도로 나오는 인과율, 니체가 말한 운명에 한 부분이었는 지도 모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가츠는 진정 사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 속에 서게 된다. 애시당초 스스로의 꿈으로 떠난 가츠가 매의 단의 일에 관여한 것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는 지도 모른다.
그리피스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후.. 그리피스를 구출한 매의 단은 '약속의 시간' 속에서 그리피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매정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낙타'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피스가 더 커다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그의 꿈을 이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인간을 뛰어넘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은 제물이 되는 것이다. 계속 그리피스의 의지와 계산 속에서 살아왔던 그들은 그리피스의 운명과 함께 그리고 그리피스의 의지와 계산 속에서 그들의 운명을 결정당한다. 그리고 가츠와 캐스커도 '제물'이 된다.
그러나 가츠는 그것을 거부한다. 순순히 제물(낙타)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그 향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자신의 힘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 후에도 그는 순순히 제물이 되기를 거부한다.(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순순히 제물이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_-)
그는 더 이상 낙타가 되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리피스에 대항한다. 가츠는 '제물'이기 때문에.. 그리피스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의 삶은 존재할 수 없다.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기 위해서.. 낙인의 영향 아래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낙타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에- 그리피스를 쓰러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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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전쟁. 인간? 초인?!
니체는.. 인간이 기대고 믿고, 의지해야할 것은 신이나 저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고 했다.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 인간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가츠를 통해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츠가 니체가 말하는 '초인'에 가깝다는 것은 작품 속에서도 여러번 말을 한다. 처음 그 무지막지한 검을 들었을 때 고드가 놀랬던 것이나, 그의 싸움을 지켜본 사람들이 그를 인간 이상이라고하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초인이란.. 인간이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이니까.
가츠는 신을 믿고 그 힘을 의지하려는 자들을 비웃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회피하려는 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순수한 자신의 힘으로 싸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서 주변의 그 어떤 누구도 이용해버리는.. 소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의의 사도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가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를 배격하고, 증오하며 죽이려고 한다. 가츠 역시도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길을 간다. 고독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누구의 눈치나 명령을 받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있는.. 초인의 삶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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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피스.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인간. 초인 혹은 초룡
이 만화의 두축이라고 한다면.. 역시 가츠와 그리피스일 것이다. 아, 물론 캐스커라는 히로인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 본다면 이미 높은 곳에 있는 그리피스와 그를 쓰러뜨리려는 가츠와의 대결이고, 가츠를 그렇게(?) 만든 인물 역시 그리피스이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야 없지.
그리피스는.. 사실 등장 자체부터 초인의 의지를 지니고 있다.
'그 누굴 위해서도 아닌 자신이 자기 자신을 위해 이루는 꿈입니다. 세계 제패를 꿈꾸는 자, 단 하나의 검을 단련하는데 일생을 거는 자. 혼자서 일생동안 탐구해가는 꿈이 있다면, 폭풍처럼 수천수만의 꿈을 박살내는 꿈도 있지요. 신분이나 계급 출생에 관계없이...'
이것은 그리피스와 샬로트 공주와의 대화 중 한 토막이다.(그리고 윗부분에서 말했듯이 가츠가 갈등하게 만든 바로 대사이다.)
그가 매의 단을 만들고 그것을 이끌 때부터.. 아니 사실 그 훨씬 전부터 그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성을 동경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시기부터, 그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꿈을 좇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거나(이용은 하지만..-_-)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 따위가 아닌.. 실제로 그 이상과 목표를 향해 계획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니체가 말하는 인간이 초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는 인간.
그리피스에게는 기본적인 전통이나 가치관 따위는 별반 의미가 없다. 그는 자신의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암살이나 어린 딸을 인질로 잡는 등의 기존의 가치관에서 보면 전혀 '정의롭지'않은 행동도 서슴없이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름의 정의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사자였고 낙타이길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이상에 대한 의지를 상실했을 때.. 그는 '몰락'한다.
가츠를 잃은 상실감은 그리피스에게 스스로의 위치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한 계획을 모두 망각하게 만들어버렸고, 그로 인해 그는 완전히 '추락'하게 된다. 그가 초인에 대한 의지를 잃었을 때 그는 퇴보하고만 것이다. 이것 역시 인과율에 의한 것이겠지만.. 그렇지만 결국 그리피스는 매의 단을 이용해 그 위치까지 올라갔 듯이, 다시 매의 단을 이용해 '힘'을 얻는다. 그리고 현재 나와있는 단행본에서.. 그는 '강림'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다. 여전히 그리피스인 채로..(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그는 이미 그리피스가 아닌 지도 모르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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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는 이야기. 니힐리즘.
니체는 이 세상을 '영원히 순환하는 거대한 반지'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표현은 베르세르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베르세르크의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한 가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로의 꿈이나 이상도 약간씩 다르며 그 방법 역시도 차이가 있다. 니체도 초인에 이르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꿈이 상충되는 경우에, 혹은 그 목표의 희소성에 의해서 서로는 서로를 누를 수 밖에 없고, 넘어뜨릴 수 밖에 없다. 그리피스에게 있어 '초룡'은 미들랜드의 귀족들과 그를 시기하는 왕족, 그리고 그의 적국 튜터국의 적장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그리피스는 자유를 갈구하는 '사자'였으며 서로는 서로의 목적을 위해 싸워야했다.(이것은 꼭 육체적 싸움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베르세르크는 세계관의 배경 덕분에 아주 직접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피스는 가츠에게는 '초룡'이다. 그리피스로부터 벗어나야지만이 가츠는 비로소 진정한 '어린아이'가 될 수 있고, 자신의 가치를 완성시킬 수 있다. 결국 사자는 초룡이 되고 새로운 사자는 그 초룡을 쓰러뜨려야 한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법칙이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자는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었을 때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기존의 사상 혹은 생각을 뛰어넘는 자만이, 부정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 가치를 창조해냈음을 생각해볼 때..(항상 그래온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싸움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확신은 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이 만화의 전체적인 초점이 가츠에게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가츠의 오랜 싸움이 끝난 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겠지만..
그 역시도 언젠가는 초룡이 되고 다른 사자에 의해 쓰러져야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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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다한 이야기.. 글을 마치면서...
이 글을 쓰기 위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베르세르크'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 사실 베르세르크는 마감시간에 쫓겨 거의 훑어보는 식이었지만.. 평소에 좋아하던 만화라 틈틈이 읽어보면서 생각해두었던 것들이 많았으니.. 아마 내가 생각했던 것들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금 베르세르크를 읽으면서 새삼 이 작가가 만화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니체의 사상과 닮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물론 베르세르크가 니체의 사상을 완벽하게 배경으로 깔고 진행되어지는 만화가 아님을 다시금 밝히지만(차이점도 찾아보면 많다), 그 안에서 주요 인물들의 행동이나 생각, 그리고 세계관에서 많이 닮은 점이 있었고, 비판을 가하는 인물등에 대해서도 -억지로 끼워맞춰서라도-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뭐,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찾아내는 것이 내게는 이 만화를 읽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내가 조금 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만화에 대해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관이나 그리피스와 예수 그리스도, 혹은 기독교에 대한 은근한 조소와 비평. 그리고 각 편마다 담아내고 있는 니체의 사상들까지 말이다. 너무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간 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이미 딱딱해져버린 글을.. 그런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더 딱딱하고 지루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이미 읽기 지겨울 정도로 딱딱하지 않은가..-ㅂ-;;) 뭐, 너무 피상적으로 쓰여져버린 글이 아쉽기는 하지만..
전부터 꼭 써보고 싶던 글이라 이렇게 쓸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쁘고 좋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준 자검댕 웹진팀과 이 글을 다 읽은(다 읽은 사람이 있다면..;;)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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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아직 베르세르크의 이야기는 한참 진행 중이다.
그리피스가 다시 인간이 되었으니.. 희박하기는 해도 전보다 가츠에게 그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열리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싸움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길 바라면서.. 베르세르크를 읽는 독자들 역시도 자신의 싸움에서, 가츠처럼 절대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의 꿈을 향해 싸워나가길 바란다.
※ 이 글은 자검댕 웹진에 실린 글과 동일합니다.
▷ 글을 시작하면서..
난 철학과도 아니고 철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닌, 단지 그냥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실제로 이 글의 내용이 다 뻥일 수도 있고, 말도 안 되는 내 혼자만의 괴상한 논리로 가득차있더라도.. 만화책과 철학서를 접목시킨다니.. 웬지 뭔가 있어보이지 않은가??(흐흐흐~ 어쩌면 난 지금부터 내 잘난 척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니깐 그 꼴 보기 싫은 사람은 그만 읽길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젠장할 정도로 길다.)
이 글의 내용이 원래 '니체'의 사상과 다르거나, 너무 비약처럼 보일 지라도.. 그냥 이런 쓰잘데기 없는 접목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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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서가 만화책을 만났을 때..
아마도 군대를 제대하고 조금 지나서 것 같다. 그 '책'을 다시 집어들었던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나는 제대 후의 책임감과 일종의 중압감을 느끼면서 내가 살아가야할 방향등에 대해 나름대로 꽤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생각해보면 좀 우습기도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무엇을 목적으로 해야하는가.
그리고 이 책의 2/3을 읽었을 때였던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봉산역에서 나도 모를 가슴벅찬 감동을 얻고 집에까지 설레는 기분으로 왔었다.(잠도 못잘 뻔 했다. 진짜루..)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중학교 때 '불멸의 용병'이라는 해적판으로 돌던 '베르세르크'가 정식으로 출간되었다는 걸 알고 모조리 구입해버렸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서 베르세르크를 천천히 감상하고 있다가.. 다시금 벅차오르는 이 감동!!! T^T 아아아~!!
그 당시의 난 '짜라투스트라~'에 꽤나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베르세르크'를 읽으면서 '짜라투스트라~'에서 말했던 니체의 사상들이 그림과 활자, 그리고 스토리를 통해 나의 몸 전체에 전율을 내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때의 그 기쁨이란!!
그럼.. 지금부터 내가 느낀 그 전율들을.. 100%는 전달하지 못하더라도 맛배기 정도는 보여줄 수 있다는 건방진 생각으로 이 글을 시작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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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니체! '짜라투스트라'를 통해 무슨 말을 했지?
사실 니체의 사상은 그의 삶 속에서 계속 변해왔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짜라투스트라~'책의 커버에 나와있는 글로 판단하자면 이 책이 그동안의 니체의 사상이 모두 용해된 것이다. 그 전부터 그가 경험하고 써왔던 책들의 사상이 이 책을 통해 나름의 틀을 갖춘 '니체의 사상'이라는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여진다.
작품 속에선 니체는 기독교를 비롯해서 학자들과 다른 많은 것에 대한 비판적 모습을 보여주는데.. 내가 이야기할 것은 그런 것과는 별반 관계없으니 넘어가도록 하고..-_-
그는 인간의 발전 모습을 세가지 단계로 나누고 있다.
처음엔 낙타의 모습. 낙타는 의무와 금욕을 의미하고 존경할만한 것에 복종하고, 배우는 정신이다. '그대 해야 한다'가 바로 낙타의 기본 입장인 것이다.
그 후에 낙타는 자신의 사막(그의 인생?)으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기존의 가치관, 전통, 사상 그리고 낙타의 주인인 초룡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낙타는 사자가 된다. 사자는 초룡과 싸워 자유를 탈취하고 고독을 견디며, 스스로 주인이려한다. '나 원한다'가 바로 사자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인 것이다.
그리고 가장 궁극적인 모습으로 어린아이를 제시한다. 사자는 자유를 탈취할 수는 있어도 창조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어린아이이다. 어린아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습들이 바로 베르세르크르르 통해 극명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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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츠. 죽어야하는 운명 속에서 살아가야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
가츠는 용병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는 용병으로 길러질 운명에 있었다고 봐야하겠지. 시체에서 태어난 아이를 지나가던 용병단이 데려가고 그것으로 그의 인생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용병들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강해지는 것'.
양부의 곱지않은 시선 속에서(난 그것이 애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스스로 몸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믿을 것이라고는 오로지 검과 강함밖에 없었다.
그의 세계는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곳이었으며, 누가 이끌어주거나 지켜주는 곳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목숨은 자신이 지켜야하고, 그것의 댓가를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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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무를 이행하는 인간. 낙타.
그리고 그는 그리피스를 만난다. 그리피스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그를 매의 단에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어쨋든 가츠는 함께 있으면서 그리피스의 꿈을 쫓게된다. 그리고 그는 '낙타'가 된다.
처음 매의 단에 들어갔을 때 쥬도는 가츠에게 매의 단 구성원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꺼낸다. 매의 단은 순전히 그리피스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집단이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지만 그만한 능력이나 비젼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한다.(스토리의 원할한 전개를 위해서일 지도 모르지만..^^;) 쥬도의 말처럼 '그리피스에게 완전히 홀려서 온 녀석, 그리피스 주변에 있으면 뭔가 좋은 일이 생겨서 온 녀석'이 전부인 것이다. 가츠를 제외하고 가장 실력자인 캐스커조차도 -물론 스스로의 의지로 그리피스에게 온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꿈이나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리피스를 위해서 왔고, 모두들 그리피스를 '위해서' 움직인다.
게다가 그리피스 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가츠를 처음 구해주고 난 후 그는 말한다. '우수한 장기말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는 매의 단 자체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하나의 '장기말'에 불과하지 않은 것이다.
매의 단은 그리피스와 함께 부도 얻고 명예도 얻으며, 작위까지 얻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피스의 저 원대한 목적에 따르는 부수적인 것이었을 뿐, 아무도 스스로 세운 목적이 아니다. 매의 단과 가츠는 그리피스의 꿈을 좇는 자들이며, 그리피스의 꿈을 이루는데 쓰여지는 '도구'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츠 역시 '암살'이라는 더럽고 추접한(..;;) 방법까지 쓸 수 있었다.
매의 단은.. 그리고 가츠도 '낙타'처럼.. 누군가가 내려주는 가치관, 기준,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그대 해야 한다'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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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인간. 사자.
앞서도 말했듯이.. 사자란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사람을 말한다. 기존의 가치관이나 전통에 따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 이것이 바로 '사자'이다. 낙타였던 가츠가 '사자'가 되어버린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리피스 때문이다. 그는 그리피스의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던 도중에 그리피스와 샬로트 공주와의 대화를 듣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꿈(즉 이상)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이것으로 꽤나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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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남.
그는 이제 '가츠'가 되기로 한다. 매의 단에 속해있는, 그리피스의 명령에 복종하는 장기말 가츠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와 자신의 꿈을 따라가는, 그리피스와 동등한(꿈의 크기가 아니다. 그 방향에 있어서의 동등함) '친구' 혹은 '라이벌'이 되기 위해서 그는 떠난다.
그가 떠나는 순간에도.. 매의 단은 여전히 '낙타'였다. 코르커스도, 쥬도도, 그리고 캐스커도.. 아무도 그리피스의 꿈을 좇는 것에 회의나 의심을 갖고 있지 않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가츠는 달랐다. 자신의 꿈에 대한 명확한 조감도는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꿈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하고 떠난다. 자신의 힘으로 그것을 찾겠다고.
그리고 이것은 이 만화에서도 눈에 박힐 정도로 나오는 인과율, 니체가 말한 운명에 한 부분이었는 지도 모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가츠는 진정 사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 속에 서게 된다. 애시당초 스스로의 꿈으로 떠난 가츠가 매의 단의 일에 관여한 것 자체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는 지도 모른다.
그리피스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후.. 그리피스를 구출한 매의 단은 '약속의 시간' 속에서 그리피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매정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낙타'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피스가 더 커다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그의 꿈을 이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인간을 뛰어넘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은 제물이 되는 것이다. 계속 그리피스의 의지와 계산 속에서 살아왔던 그들은 그리피스의 운명과 함께 그리고 그리피스의 의지와 계산 속에서 그들의 운명을 결정당한다. 그리고 가츠와 캐스커도 '제물'이 된다.
그러나 가츠는 그것을 거부한다. 순순히 제물(낙타)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그 향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자신의 힘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 후에도 그는 순순히 제물이 되기를 거부한다.(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순순히 제물이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_-)
그는 더 이상 낙타가 되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리피스에 대항한다. 가츠는 '제물'이기 때문에.. 그리피스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의 삶은 존재할 수 없다.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기 위해서.. 낙인의 영향 아래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낙타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에- 그리피스를 쓰러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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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전쟁. 인간? 초인?!
니체는.. 인간이 기대고 믿고, 의지해야할 것은 신이나 저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고 했다.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 인간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가츠를 통해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츠가 니체가 말하는 '초인'에 가깝다는 것은 작품 속에서도 여러번 말을 한다. 처음 그 무지막지한 검을 들었을 때 고드가 놀랬던 것이나, 그의 싸움을 지켜본 사람들이 그를 인간 이상이라고하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초인이란.. 인간이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이니까.
가츠는 신을 믿고 그 힘을 의지하려는 자들을 비웃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회피하려는 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순수한 자신의 힘으로 싸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서 주변의 그 어떤 누구도 이용해버리는.. 소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의의 사도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가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를 배격하고, 증오하며 죽이려고 한다. 가츠 역시도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길을 간다. 고독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누구의 눈치나 명령을 받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고 있는.. 초인의 삶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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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피스.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인간. 초인 혹은 초룡
이 만화의 두축이라고 한다면.. 역시 가츠와 그리피스일 것이다. 아, 물론 캐스커라는 히로인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 본다면 이미 높은 곳에 있는 그리피스와 그를 쓰러뜨리려는 가츠와의 대결이고, 가츠를 그렇게(?) 만든 인물 역시 그리피스이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야 없지.
그리피스는.. 사실 등장 자체부터 초인의 의지를 지니고 있다.
'그 누굴 위해서도 아닌 자신이 자기 자신을 위해 이루는 꿈입니다. 세계 제패를 꿈꾸는 자, 단 하나의 검을 단련하는데 일생을 거는 자. 혼자서 일생동안 탐구해가는 꿈이 있다면, 폭풍처럼 수천수만의 꿈을 박살내는 꿈도 있지요. 신분이나 계급 출생에 관계없이...'
이것은 그리피스와 샬로트 공주와의 대화 중 한 토막이다.(그리고 윗부분에서 말했듯이 가츠가 갈등하게 만든 바로 대사이다.)
그가 매의 단을 만들고 그것을 이끌 때부터.. 아니 사실 그 훨씬 전부터 그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성을 동경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시기부터, 그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꿈을 좇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거나(이용은 하지만..-_-)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 따위가 아닌.. 실제로 그 이상과 목표를 향해 계획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니체가 말하는 인간이 초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는 인간.
그리피스에게는 기본적인 전통이나 가치관 따위는 별반 의미가 없다. 그는 자신의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암살이나 어린 딸을 인질로 잡는 등의 기존의 가치관에서 보면 전혀 '정의롭지'않은 행동도 서슴없이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름의 정의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사자였고 낙타이길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이상에 대한 의지를 상실했을 때.. 그는 '몰락'한다.
가츠를 잃은 상실감은 그리피스에게 스스로의 위치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한 계획을 모두 망각하게 만들어버렸고, 그로 인해 그는 완전히 '추락'하게 된다. 그가 초인에 대한 의지를 잃었을 때 그는 퇴보하고만 것이다. 이것 역시 인과율에 의한 것이겠지만.. 그렇지만 결국 그리피스는 매의 단을 이용해 그 위치까지 올라갔 듯이, 다시 매의 단을 이용해 '힘'을 얻는다. 그리고 현재 나와있는 단행본에서.. 그는 '강림'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다. 여전히 그리피스인 채로..(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그는 이미 그리피스가 아닌 지도 모르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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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는 이야기. 니힐리즘.
니체는 이 세상을 '영원히 순환하는 거대한 반지'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표현은 베르세르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베르세르크의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한 가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로의 꿈이나 이상도 약간씩 다르며 그 방법 역시도 차이가 있다. 니체도 초인에 이르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꿈이 상충되는 경우에, 혹은 그 목표의 희소성에 의해서 서로는 서로를 누를 수 밖에 없고, 넘어뜨릴 수 밖에 없다. 그리피스에게 있어 '초룡'은 미들랜드의 귀족들과 그를 시기하는 왕족, 그리고 그의 적국 튜터국의 적장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그리피스는 자유를 갈구하는 '사자'였으며 서로는 서로의 목적을 위해 싸워야했다.(이것은 꼭 육체적 싸움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베르세르크는 세계관의 배경 덕분에 아주 직접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피스는 가츠에게는 '초룡'이다. 그리피스로부터 벗어나야지만이 가츠는 비로소 진정한 '어린아이'가 될 수 있고, 자신의 가치를 완성시킬 수 있다. 결국 사자는 초룡이 되고 새로운 사자는 그 초룡을 쓰러뜨려야 한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법칙이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자는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었을 때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기존의 사상 혹은 생각을 뛰어넘는 자만이, 부정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 가치를 창조해냈음을 생각해볼 때..(항상 그래온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싸움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확신은 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이 만화의 전체적인 초점이 가츠에게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가츠의 오랜 싸움이 끝난 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겠지만..
그 역시도 언젠가는 초룡이 되고 다른 사자에 의해 쓰러져야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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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다한 이야기.. 글을 마치면서...
이 글을 쓰기 위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베르세르크'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 사실 베르세르크는 마감시간에 쫓겨 거의 훑어보는 식이었지만.. 평소에 좋아하던 만화라 틈틈이 읽어보면서 생각해두었던 것들이 많았으니.. 아마 내가 생각했던 것들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금 베르세르크를 읽으면서 새삼 이 작가가 만화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니체의 사상과 닮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물론 베르세르크가 니체의 사상을 완벽하게 배경으로 깔고 진행되어지는 만화가 아님을 다시금 밝히지만(차이점도 찾아보면 많다), 그 안에서 주요 인물들의 행동이나 생각, 그리고 세계관에서 많이 닮은 점이 있었고, 비판을 가하는 인물등에 대해서도 -억지로 끼워맞춰서라도-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뭐,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찾아내는 것이 내게는 이 만화를 읽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내가 조금 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만화에 대해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관이나 그리피스와 예수 그리스도, 혹은 기독교에 대한 은근한 조소와 비평. 그리고 각 편마다 담아내고 있는 니체의 사상들까지 말이다. 너무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간 것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이미 딱딱해져버린 글을.. 그런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더 딱딱하고 지루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이미 읽기 지겨울 정도로 딱딱하지 않은가..-ㅂ-;;) 뭐, 너무 피상적으로 쓰여져버린 글이 아쉽기는 하지만..
전부터 꼭 써보고 싶던 글이라 이렇게 쓸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쁘고 좋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준 자검댕 웹진팀과 이 글을 다 읽은(다 읽은 사람이 있다면..;;)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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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아직 베르세르크의 이야기는 한참 진행 중이다.
그리피스가 다시 인간이 되었으니.. 희박하기는 해도 전보다 가츠에게 그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열리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싸움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가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길 바라면서.. 베르세르크를 읽는 독자들 역시도 자신의 싸움에서, 가츠처럼 절대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의 꿈을 향해 싸워나가길 바란다.
※ 이 글은 자검댕 웹진에 실린 글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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