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9년 9월 8일 화요일 날씨 맑음. 느림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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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8일 화요일 날씨 맑음. 느림보.

☜피터팬☞ 2009. 9. 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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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철이 들라고 내 이름을 후철이라고 지은 것은 아닐텐데, 뒤돌아보면 참 철없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살았다.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는 '스무살까지만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그냥 그 무렵에는 내가 동심이라는 것을 잃는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만약 내 생각을 실천했다면(?) 나는 인생의 수많은 다른 즐거움들은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첫사랑을 시작하면 꼭 그 사람과 결혼하고 평생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엄청난 의미와 함께 나름의 판타지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만약 내가 마음먹은 것을 계속 유지했다면 아마 나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혼자 살아야 했을 것이다.

군대를 제대할 무렵에는 인생의 의미를 알아버렸다고 착각했다.
그 당시 내가 받은 사상의 영향은 여전히 남아있고 그 때 세운 철학의 많은 부분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는 있다.
만약 내 착각이 진짜였다면 나는 지금쯤 어디 신흥종교 교주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자친구와 헤어지던 때에 나는 내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 부주의와 노력부족은 생각하지도 않은 어처구니 없는 판단이라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다.
만약 그 때 내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는 쪼끔 더 멋진 녀석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가끔 나는 지나간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어처구니없는 감정을 속으로 폭발시키곤 한다.
낯뜨겁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런 내가 켜켜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항상 그런 모습을 반추하다가 떠오르는 생각은
여전히 나는 어리고 내 나이에 맞는 현명함을 지니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

어른이 되고싶다기보다는 조금 더 현명해지고 싶다.
단지 똑똑한 것이 아니라 지혜롭고 어진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
부디, 언젠가는 내 바람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스스로의 다짐도 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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