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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4년 6월 22일 화요일 날씨 비. 데자뷰

☜피터팬☞ 2004. 6. 2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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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억수로 왔다.
이 맘 때 비가 많이 온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때의 날씨는 잘도 알고 있었더랬다.
맞아.. 잘 알고 있었지.
6월 이무렵...
이 당시의 날씨는 맑은 날보다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았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적어도 3~5년전의 기억 속에선 그랬다.
왜 잘 알고 있었는 지.. 지금에서야 다시 깨닫게 되다니...ㅋ

한 친구가 어제 복귀했다.
함께 밤새 술도 꽤나 마신 녀석이다.
생각해보면 이 녀석과는 악연인지 호연인지 소주 한잔과 보쌈 한점으로 밤을 새우곤했다.
항상 서로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지만서도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는 빼먹어가곤 했다.
대화를 풀어가는 방법이나 표현방식이 비슷해서인 지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통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 녀석 느즈막히 군대를 갔다 휴가를 나오더니만 어제서야 들어갔다.
그리고 난 이 녀석과 지난 주 금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밤새 술을 마셨다.

데자뷰.

나는 그 녀석의 모습 속에서 꼭 5년 전 9월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5년 전.. 그러니까 1999년 9월에 나는 백일 휴가를 나왔었고,
내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하나의 기억을 얻었고,
(하지만 지금은 많이 잊었는 지도 모른다. 그 기억에 대한 기록도 사라져버렸고..-_-)
내 태도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기도 했었다.
그 당시 주변에서 했던 이야기들, 나에게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말들이 나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은 분명하다.
다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말들이 옳았음을 뒤늦게나 인정할 뿐이다.

데자뷰.

그 녀석 역시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의 내 모습을 투영시킨 그 녀석에게 내가 해준 말은
그 당시 나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던 그 사람들의 말처럼,
의미없고, 가치없고, 위력없는, 단순한 사실의 증명 내지는
재미없는 그리고 무력한 스스로의 모습을 증명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위력을 말하고만 있었다.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그 때의 그 사람들의 아무 의미없는 말들이 그 이상의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혹시 모른다. 더욱 현명하고, 더욱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다른 말을 한다면 다른 식의 결과를 가져다줄 지.
하지만.
그 녀석에 내게 알려준 그 녀석의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잘 버티다 나와라. 다음 번에 나왔을 때 또 술이나 한 잔 하자."
이상의 말이 없었다.

뭐,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도..
어쨌든 녀석은 들어갔다.
혼자만이 가늠하고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커다란 짐을 짊어지고서 말이다.
당시의 내게 허전함을 채워준 새로운 친구는 담배였지만,
지금의 그 녀석에겐 과연 어떤 것인 그의 허전함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다만..
어찌되었건 내가 그 녀석에 해줄 수 있는 건 단지 지켜볼 뿐이라는 걸.
그리고 그 당시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론해보면.
그 녀석 역시도 언젠가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마음의 짐이나 상처라는 것은 똑같은 형태라도 다른 식의 영향력을 지니기 때문에 그 시기가 언제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어떤 식의 결론이 내려지던 간에..
어떤 식의 사건이 벌어지던 간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에게 행복있기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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