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모데로이드] M2 Exceed Rhino (feat. 붓도색) 본문
작품 방영일 기준으로, 그렌라간 이후에 나를 매혹시킨 '새로운' 작품이 없었다.
익숙한 작품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로봇물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건만, 메카의 디자인이 아니라 작품 자체로 매력적인 작품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스타일리시한 메카 작화로 유명한 오바리 마사미가 "뱅브레이번"이라는 로봇 만화의 감독을 맡았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작품에서 슈퍼 로봇과 리얼 로봇이 동시에 등장한다는 정보는 내 오랜 기다림에 대한 나름의 화답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었다.
......
부푼 기대와 함께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나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기대에 비해서 아쉬움이 크게 남은 작품이었지만, 바다 건너 산타님께서 해당 작품의 킷을 만져볼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ㅎㅎㅎ

작품 내에서 미군이 운용하는 리얼 계열이자, 주요 인물 중 하나인 루이스 스미스가 탑승했던 로봇 M2 Exceed Rhino.
(작품을 봤지만, 이 로봇의 이름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프라모델을 받고서야 알았다...;;;)
박스 아트의 시간적 배경이 밤이어서 그런지 로봇의 원래 색이 무엇인지 거의 파악할 수가 없는데...

공식 계정을 통해서 올라온 정보를 보면, 기본적으로 흰색을 바탕으로 군데군데 메탈색이 들어가 있다.

언제나처럼 가장 자신 있는 세척부터 시작!!

런너의 숫자와 볼륨은 HG 정도의 수준으로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았기 때문에 도색 작업을 금방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_-;;
이 구역 일진인 반다이와 비교하기는 뭐 하지만,
폴리캡도 사용하지 않았고, 프라의 질도 싸굴틱하지 않은 것이 앞으로도 모데로이드 킷을 믿고 살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안 그래도 요즘 반다이 킷은 워낙에 구하기도 힘들고... 세상에는 건담 말고도 멋진 로봇이 많으니까. ㅋ

같은 색으로 조립이 가능한 부위는 조립 후에 도색을 진행했다.
기본 방향은 언제나처럼, 내부 프레임은 메탈 컬러로, 외부 프레임은 컨셉에 맞춰서.
조립을 하면서 느낀 첫 번째 감상은, 어딘가 옛날 프라모델을 만드는 것 같다는 것.
물론 폴리캡과 접착제 없이 관절의 강도와 부품의 결합력을 기준으로 본다면 옛날 킷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감탄을 일으킬 만한 독특한 기믹이나, 섬세한 움직임을 위한 포인트는 전혀 없이 전체 모습에 집중한 듯한 설계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킷의 인기나 대중성을 따져보면, 설계에 엄청난 투자를 할 가치는 없었으니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

몸통의 프레임을 완성한 후에는 빠르게 머리를 도색했다.
접합선이 전혀 없는 부품 구성으로 매우 멋진 퀄리티를 보여준다.
앞서 설계가 너무 단순한 거 아니냐고 투정(?)을 부렸지만, 조립만으로도 어느 정도 완성도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설계력을 갖췄다.

모데로이드는 반다이나 코토부키야에 비하면 신생 브랜드이고, 나는 이 브랜드의 킷을 리노를 포함하여 겨우 두 개 정도 만져봤을 뿐이지만,
확실히 최근 프라모델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는 평가에 적극 찬성한다.

설정화에서는 전체적으로 하얀색이 두드러지는 배색이었지만...
도색이 좋은 것은, 설정색과는 다른, 나만의 커스텀 컬러링이 가능하다는 건 내가 매번 도색을 하면서 강조하는 포인트!!
이번에도 당연히 기본 작업 방향은 나만의 컬러링이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이번 붓 도색의 작업 방법을 잠시 소개하자면,

먼저 단일한 색으로 칠할 수 있는 부품을 도색 집게로 잡아준 후에 바예호 서페이서를 바른다!
서페이서가 있으면, 쌩프라에 직접 도색을 하는 것보다 도료가 훨씬 잘 발라진다.
락카 서페이서가 주로 회색과 흰색 서페이서가 많은 것에 비해서 아크릴 서페이서는 거의 색별로 서페이서가 존재한다.
이것은 아크릴 도료의 차폐력 등과 관계가 있는데, 서페이서도 작업 방향에 맞춰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걸 이번 작업으로 새삼 느꼈다.
아니, 지난번 유니콘 건담 작업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거냐...;;;

아무튼 이번에는 검은색 서페이서를 대충 치덕치덕 발라줬다.
아크릴 도료의 특성상 바를 때와 마른 후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는데, 서페이서도 그렇다.
바를 때는 좀 묽은 느낌 때문에 검은색이 안 나타날까 싶지만, 마르고 나면 처음 생각보다 짙게 서페이서가 입혀져 있었다.

서페이서 작업을 할 때는 약간 맛이 간 붓을 이용해서 발라준다.
서페이서를 이용한 도색 기법도 있기 때문에 작업 방향에 따라서는 좀 더 좋은 붓으로 섬세하게 도색할 필요가 있지만,
이번 작업에서 서페의 역할은 그냥 도료 안착용이기 때문에, 대충 서페만 입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충 넓은 막붓으로 대충 막 발랐다.^^;;

서페가 마르고 나면 본격적으로 원하는 색을 입힌다.
아크릴 도색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팁과 방법이 존재하는데, 나는 물감을 조금 짜놓고 거기에 살짝 물을 섞는 방식으로 도색을 한다.
종종 말하지만, 이게 정답은 아니다.
다만 이 작업 방식이 내게 주어진 조건과 작업 환경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나는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좋은 붓(!!)에, 물감을 살짝 묻혀서 도색을 할 킷에 바른다.
물감을 찍고 바로 킷에 바르는 것은 아니고, 킷에 바르기 전에 물감이 붓에 고르게 펴지도록 팔레트에 대고 몇 번 바른 후에 킷에 바른다.

첫 붓질이 끝난 후의 상태.
부품이 바뀐 것 같지만 신경 쓰지 말자.
약간 되직한 물감으로 인해서 붓자국이 그대로 남았고, 서페이서의 검은색도 제대로 감춰지지 않았다.
이때 느낀 것이, 흰색을 도색할 때 밑색이 너무 어두우면 흰색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이 경우 서페이서를 흰색으로 하면 작업이 훨씬 수월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지난번 유니콘 건담 작업에서 교훈을 전혀 못 얻었다는 이야기.^^;;

하지만 어차피 아크릴 도색이 아니어도 흰색과 같은 밝은 색은 제대로 색을 내기가 쉽지 않다.
흰색을 선택한 순간부터 여러 번의 반복 작업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기 때문에, (하지만 흰색 서페이서를 선택했다면?)
밑색인 서페이서가 비치지 않을 때까지 몇 번이고 흰색 아크릴을 발라줬다.
게다가 이 반복 작업 과정은 처음의 거친 붓자국과 뭉친 도료들도 어느 정도 감춰지는 효과가 있다.

그렇게 몇 번의 반복 작업을 거친 결과.
검은색 서페이서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흰색이 입혀졌다!!
기본 베이스가 완전히 흰색은 아니지만, 흰색 계통이었기 때문에 작업이 매우 더뎠지만, 그래도 꾸준히 작업한 결과...

짜잔.
나만의 배색으로 완성한 M2 Exceed Rhino가 탄생했다!!

장갑을 미묘한 투톤으로 나눌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사막색을 입혀봤는데, 원래 설정보다 약간은 더 묵직한 느낌이 된 것 같다.
부분 도색 포인트 역시 원래 설정을 참고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작업을 했는데, 어느 정도는 원래 설정과 비슷하게 따라가게 되었다.

도색을 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은근히 색 분할이 잘 되어 있어서 도색도 나름 쾌적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부품이 분할된 방식을 따라서 색 배합을 선택할 수 있었고, 접합선 노출도 최소화할 수 있게 부품이 설계되었다.
어디까지나 최소화다!! 접합선을 완전히 감출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설계의 상향 평준화는 도색의 편의성에도 꽤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킷이었기 때문에 런너 자국 등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는데...
언제나 도색이 마무리되어 갈 때가 되면 조금 귀찮아도 이런 부분들을 정리하고 작업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ㅋ
다만, 이런 부분들을 일일이 사포질 하기에는 너무 번거로우니까 좀 더 쉽고 간단하게 런너 자국을 지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사실 몰라서 안 하는 건 아니고, 이미 수많은 방법을 알고 있지만, 정말 그 간단한 단계가 귀찮아서 못 하는 거다...ㅠㅜ)

아무튼 메이저 하지 않은 작품에 메이저 하지 않은 기체지만,
독특한 형상과 시원시원한 조립감, 그리고 나름 묵직한 배색으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별도의 파츠는 주먹 손 이외에 편 손이 있고, 정크 부품은 전혀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처음부터 베리에이션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

M2 리노의 형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단 다리 부분일 텐데, 역관절을 연상하게 하는 이중 구조다.
각각의 관절 가동 범위가 그렇게 넓은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구조로 다른 로봇과는 다른 느낌의 다리 자세가 나온다.

다리를 쭈욱 핀 모습.

다리를 쭈욱 폈지만, 시원하게 일자로 뻗지는 않고,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펴진다.

마찬가지로 다리를 모두 굽힌 후의 자세도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오던 다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무릎 앉아 같은 건 기대할 수 없다.-ㅂ-;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리 관절의 강도는 충분해서 다리 관절을 굽히고 펼 때 불안한 느낌은 전혀 없다.

다리의 관절 강도는 괜찮은데... 발목? 혹은 발가락의 이 결합 구조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ㅅ-;
축관절이 아닌 볼관절로 구성해 놓고, 볼관절을 잡아주는 부품을 좌, 우 결합 방식으로 설계하다니!!! -ㅍ-
다른 관절의 강도는 다 괜찮은데, 이 부분의 관절 강도는 도저히 괜찮다고 말할 수 없다.
자세를 잡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절 강도가 약하진 않지만, 다른 곳과 확연히 다르게 관절 강도가 부족하고,
부품의 결합이 살짝 느슨해지면 관절 강도가 바로 약해지는 등 여러 모로 스트레스가 집중되는 부위다.

기본적으로 가동이 시원시원하고, 그래서 자세를 이렇게 저렇게 바꿀 수 있는 킷이 아니다.
초반에 이야기했던 옛날 프라모델 같다는 느낌은 여기서도 느껴지는데, 가동 범위는 가동이 된다는 느낌을 주는 수준이다.

독특한 다리 관절과 꽤 많이 접히는 팔의 관절은 분명 최신 킷의 수준으로 느껴지지만,
좁은 고관절과 어깨의 가동 범위는 기본적인 움직임만 겨우 가능한 수준이라서 자세를 잡다 보면 뭔가 애매한 느낌이다.

다만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앞서 말한 것과 같다.^^;
이 로봇에 그렇게 많은 걸 투자하는 건 분명히 기업 입장에서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킷은 그렇다 치고...
이번 붓도색의 결과를 보면, 멀리 서는 적당히 감춰지지만, 조금만 가까이 가서 보면 붓의 흔적이 느껴진다.
도색의 방향성과 의도에 따라서 실패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결과물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번 킷은 그동안 아크릴로 도색한 킷들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킷이다.
지금까지 작업한 킷은 대충 엄지 손가락 사이즈 정도의 킷으로, 이전에 작업한 GFrame 유니콘 건담부터 조금씩 큰 킷에 도전 중이었다.

처음에는 아크릴 붓도색으로, 락카 에어브러쉬와 같은 깔끔한 느낌을 목표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붓과 아크릴의 조합으로 그런 느낌을 내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다.
그런데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까, 이렇게 붓 느낌이 나는 것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붓질의 흔적을 제대로 감출 자신이 없는 초보의 정신 승리 수단일 수도 있고,
락카 작업과는 다른 느낌의 결과물이 주는 신선함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굳이 아크릴 붓도색으로 락카 에어브러쉬 도색을 따라가지 말자는 방향에 대한 최종 확인을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감히 작업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HG정도 사이즈의 킷에, 붓질의 흔적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고 작업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그 물음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이번 작품이다.

적당히 남은 붓자국은, 사진을 확대하기 전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사진을 확대하면 어느 정도 그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드러난 흔적이 엄청 보기 싫으냐 하면 그건 또 아닌데, 내 눈에는 살짝 필터를 씌운 사진처럼 보이는 정도였다.

흔적이 엄청 강해서, 위의 박스 아트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은은하게 드러나는 정도?
보는 사람에게 아, 이거 락카로 깔끔하게 도색한 것이 아니고 붓으로 도색했구나를 알 수 있게 하는 수준으로 드러난다.
내가 붓자국을 남긴다고 일부러 붓자국의 흔적을 남길 정도의 실력은 또 못 되는 바람에...^^;;

완전히 깔끔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강렬하지도 않은 약간은 애매한 수준.
그런데, 그 애매함이 나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만드는 사람이 만족스러우면 그걸로 끝이다. ㅎㅎ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이번 실험의 결과 덕분에 다음 작업에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지!!

이번처럼 약간의 붓질 흔적이 남는 것이, 깔끔한 락카 도색보다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킷이 있는데,
이번 작업 결과를 통해서 해당 킷을 아크릴 붓도색으로 해야겠다는 결론에 120%의 확신을 가지고 도달했다

물론, 그 킷은 언제 완성될까 가 심히 걱정되긴 하는데,
왜냐하면 나는 보통 진행 중이던 프라 작업이 끝나면 거의 곧바로 다음 작업할 킷을 고르는데,
결정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작업할 킷이 없는 경우는 없다.
즉, 마지막 프라 완성작을 올렸던 6월부터 프라 작업은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
... 그런데 완성이 11월 말이라니...ㅠㅜ
그리고 다음은 이번보다 작업량이 더 많을 예정인데... 아이고.
뭐, 다음 걱정은 다음에 하면 되고. ㅋ
게다가... 이번 작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생생정보통 느낌으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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