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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Pan in NeverLand
분노하기. 그리고 그늘에서 벗어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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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유형별로 분노하는 상황과 대처법, 분노의 순기능과 역기능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이코 드라마를 통한 분노의 통제방법과 자연스러운 분노 표출 방법.
3일 모두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날에 했던 사이코 드라마 강연 밖에는 참석하지 못 했다.
8일에 학교 자연과학관에서 열린 강연에는 멀리 대전에서, 사이코 드라마 연구소장님으로 계신 최철환 소장님이 올라오셨다.
강연의 제목은 "사이코 드라마 : 분노하라! 그러나 지혜롭게"
사이코 드라마라는 것,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흥미반, 의무감 반으로 참석한 자리..
게다가 난 화를 낸다는 것에 좀 거리가 있는 편이라서..;;
사이코 드라마를 통한 분노의 표출이라는 것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방청객들이 직접 자신을 하나의 상황에 몰입해서, 그 상황에서 자신의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그 동안 자신을 가두고 억매였던 것들을 풀어내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모든 방청객이 그런 상황을 만들고 중구난방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의 상황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수많은 다른 등장인물들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택한 방법이 바로 스스로 주인공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하고, 그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공감하는 주인공을 찾아 그 사람의 드라마를 지켜보는 것.
물론 몇몇 방청객들은 주인공의 드라마에 다른 인물로 참여하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이번 드라마에선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
처음에는 가장 최근에 내가 분노한 상황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어렵게 찾을 것도 없었다. 강연 바로 전날 열받는 일이 있었으니까..
그 일은 사실 나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었다.
지하철을 타고가던 중, 앞 자리에서 전화하던 아가씨에게 시끄럽다고 전화를 끊으라고 소리치던 한 아저씨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별로 시끄럽게 전화를 하지도 않았었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는데..
큰 소리로 전화를 끊으라고 그 아저씨가 소리치는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난 속으로 그 아저씨에게 "아저씨가 더 시끄럽잖아요!!"하고 말하고 싶은 엄청난 욕구를 느꼈을 뿐이었다.
하지만.. 뭐랄까..
분명히 잘못된 것을 알고, 느끼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그런 부분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그 아저씨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
그런데.. 사실 대충 처음부터 강연의 주제는 분노에서 뭔가 핀트가 벗어나기 시작하긴 했었다..;;
강연의 주제는 분노였지만.. 소장님께서 끊으신 스타트는 자신의 안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에 관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들 자신 안에 부족하고 바꾸고 싶은 부분을 생각했었고..;
내가 생각한 부분은 바로 저런 자신감없음.. 혹은 불의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그 날의 그 상황에 대한 재연을 소장님은 주문하셨다.
나를 비롯한 몇몇 방청객이 그 날의 그 지하철 상황을 만들어냈고, 그 자리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날의 그 재수없는 아저씨 역은 젊은 학생들이 대신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어제의 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그리고 예의를 지켜가면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소장님은 좀 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이야기를 하기를 원하셨다.
내 안에 담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표현하기를.. 분출하기를.. 어쩌면 적대적이고, 공격적일 수 있는 그 기분을 그대로 표출하기를 바라셨다.
....
해봤다. 소리지르고. 대들고. 싸가지없게 말대꾸하고.
솔직히.. 기분 무척 신나더군..^^;;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마 좀 틀렸겠지만.. 어쨌든 억누르고 할 수 없는 말을 속 시원하게 내뱉고 나니 기분은 무척 좋았다.
대충의 그 상황이 끝난 후..
소장님은 내게 그 날의 그 상황에서 나를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 것 같냐고 물으셨고,
나는 몇가지 생각나는 이유들을 이야기했다.
...따지고보면... 이 때부터 또다시 핀트는 살짝 어긋났다. 그리고 그것은 순전히 내 대답과 그 상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날의 그 상황을 포함해서.. 수없이 많은, 불의한 상황에 무감각한 내 모습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날의 그 지하철에서의 상대는 아저씨였기 때문에.. 웃어른에 대한 나의 너무나 예의바른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결국 내 불의한 것에 대한 무감각이 아니라.. 너무나 예의바르기 때문에 웃사람들에 대해 너무 순종적인 모습에 집중하게 되었다.
뭐.. 그것이 나빴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어쨌든.. 나의 그런 순종적인 면이 어디에서 기인하는가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과거로, 과거로.. 과거의 내 기억의 어떤 부분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가..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말 잘 듣는 아이로 만들었는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가 찾아낸 하나의 그늘.
사실 그 그늘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머리가 커가면서.. 그것이 언젠가부터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그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그 그늘.
그늘이라고 말은 하지만... 고백하건데..
그것이 그늘은 아니다. 아니, 단 한번도 그늘로서 나에게 다가온 적은 없다.
그것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었고, 나는 그런 그늘이 있었기 때문에 웃사람들에게 더욱 인정받으며 살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그늘이 되었다.
그런 칭찬이.. 인정이.. 나를 그 그늘에 머물게 했고, 내가 "나" 혼자만의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받는 것에 장애물이 되었다.
그 어떤 배경도 없이,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 나란 사람 자체로 인정받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학생이 된 지금에서도 그런 그늘이 실질적으로 작용하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겠다.
그것은 실제 생활의 문제가 아닌, 나의 심리적인 문제였다.
여전히..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도 그 그늘은 계속해서 작용할, 인간이라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그리고 대부분 그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는 과거의 한 때로 돌아갔다.
그 안에서 나는 어머니를 만나고, 어릴적 선생님들을 뵈었다.
물론, 그 강연에서 선생님의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내 어릴적 선생님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분들이 그런 의도로 던지지 않았을 그 말들이 내 마음 속에 커다란 족쇄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그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나는 그 자리에서 시작했다.
사실 드라마에서 내가 주인공이긴 했지만.. 내 스스로 주인공이라는 그 자리를 실감하고 있었는 지는 모르겠다.
나는 어릴적 상황이 되어있었고, 소장님은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해보라고 하셨다.
그 당시엔.. 알지 못해서 하지 못했던 말들, 할 수 없어서 하지 못했던 말들을 말이다.
한번 크게 소리쳤다. 또 한번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정말 그 어릴적의 내가 되었다. 지금의 마음을 가진 어릴적의 아이로.
그 순간이 강연이라는 것을 잊고..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순수한 몰입.
지금에 와서 그 순간을 이야기해준다고 해도 내 스스로도 허풍처럼 느껴질 그런 모습.
지금 그 순간을 회상해보아도..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 지.. 어떤 말을 했는 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지.. 그 답답한 마음과, 도망치고 싶은 욕구만이 어렴풋하게 느껴질 뿐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북받쳐올라와서, 그 사람들을 향해서 내 속에 담겨진 나의 그늘을 모두 내비치고,
그 그늘에 대해 부정하고 욕하고 화내고.. 할 수만 있는 최대한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아마.. 실제로 그 강연에 내 어릴적 은사님들과 우리 어머니가 계셨다면.. 슬퍼하셨을 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듯이.. 그 분들은 단 한번도 나에게 그늘을 만들어주시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게는 그것이 그늘이 되고 말았다.
엎치락 뒤치락..
아무튼 나는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를 죄고, 규정짓는 것들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다.
몇 번쓰러졌다.
아팠다.
땀은 비오듯이 쏟아졌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포기할 수 없음이.. 그렇게 흥분했음에도 강연이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알고 있던 내 허영심의 결과였는 지..
아니면, 지금까지 내가 어렴풋하게 의식하고 있는 그 그늘아닌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결과였는 지는 모르겠다.
원인이 무엇이건간에, 난 포기할 수 없었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자리를 빼앗아냈다.
그늘에서 벗어나 "내가 나"인 그 자리를.
그 자리를 차지한 순간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편안하면서도 불안한 자리.. 기쁘면서도 슬픈 자리..
내가 한 사람의 완전한 나로써.. 내 정신의 주인으로써.. 내 인생의 책임자로써.. 차지한 그 자리를.
단순히 좋지만도.. 나쁘지만도 않은.. 그 복잡하고 어려웠던 그 자리를.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자리였다. 그건 내 자리였고, 그렇기 때문에 아픈 일을 겪더라도 앉아야만 하는 자리였다.
앉았다. 해냈다. 차지했다.
강연이 끝나고 돌아오면서..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도 약간의 근육통이 남아있다. 허리와 배에는 멍도 들었고..^^;
그래도 해냈다는 그 느낌만은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정신적인 자립만큼은 그 어떤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
(이것은 군대를 제대하고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던 때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정신적인 독립.
누군가로부터 떨어져나와 내 스스로 존재하는 느낌.
어쩌면.. 나는 이제야 내 철학의 첫 걸음을 실천한 건지도 모른다.
P.S : 좋을 자리를 마련해주신 학생생활연구소 홍정순 선생님과 한국사이코드라마연구소장 최철환 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P.S 2 : 사진은 네이버에서 "분노"라는 것을 검색하다가 찾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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