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9년 12월 7일 월요일 날씨 맑음. 나의 장점은? 본문

일기

2009년 12월 7일 월요일 날씨 맑음. 나의 장점은?

☜피터팬☞ 2009. 12. 8. 00:39
반응형

최근 아다치 미치루의 작품중 내가 좋아하는 몇몇 작품을 모으고 있다.
주변 친구들로부터 빌려본 것과 여기저기서 얻어본 것으로 아마 대부분의 작품은 다 본 상태지만
그래도 소장하고 싶은 마음 반에 질러버리는 욱하는 마음 반으로 꽤 큰 돈을 들여서 모았다.
어쨌든 그렇게 모은 아다치 미치루의 작품을 보면서 오늘 다시 느낀 그의 장점은 "오버하지 않음"이다.
그 사람 그림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어떤 캐릭터, 어떤 장면을 그려도 그 사람은 결코 "오버"란 걸 하지 않는다.
정제하고 억눌러서 오히려 독자들이 읽는 감정이 더 커져버리는 그의 장점은 그래서 단편에서 더 큰 지도 모르겠다.

만화에서 최근 집중하는 것이 아다치 미치루라면, 소설 분야에서는 단연 움베르토 에코다.
오래전 동생이 가지고 있던 "장미의 이름"에 대한 향수를 이기지 못하고 샀던 "푸코의 진자"는
단숨에 "바우돌리노"를 거쳐 이번의 "전날의 섬"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아직 "전날의 섬"을 읽지 않은 상태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장점을 말하자면 "치밀함"이다.
수많은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전혀 다른 주제로 엮어내는 그의 역량은 보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한다.
가능하다면 유럽의 역사를 연대별, 지역별로 잘 정리된 책이나 도표와 함께 보고 싶을 정도다.
그 안에 깔려있는 작품 속 진실이 비록 음모론적이긴 하지만
그의 "치밀함"속에서 그 음모론은 역사적 사실의 가능성을 지니고 다시 태어난다.
만약 그가 허점이 가득하거나 빈틈투성이였다면 "푸코의 진자"나 "장미의 이름"은 훨씬 가벼운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 이쯤에서 나의 장점을 말해보면?
"오버하지 않음"이나 "치밀함"은 결코 나의 장점은 아닌 것 같고.
무언가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그것으로 뭔가를 이룬 사람에 비하면 그도 약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지적해주었던 "인간적인 면"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 그렇게 "인간적"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여기까지 생각하면 항상 결론은 비슷하게 떨어진다.
단점을 찾기는 쉬워도 장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조금 더 나아가서 이야기하자면,
결국 장점을 키우기보다는 단점을 줄이면서 살아가는 것이 모범답안이 아닐까.
"오버"를 줄이고 "허점"을 줄인 앞의 두 거장들처럼 말이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