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7년 5월 31일 목요일 날씨 맑음. 전환점. 본문

일기

2007년 5월 31일 목요일 날씨 맑음. 전환점.

☜피터팬☞ 2007. 6. 1. 02:57
반응형
한참지난 일이지만, 대학원 연례 행사 중에 하나는 스승의 날 행사이다.
스승의 날이라고해 특별히 스승의 은혜를 가슴 속 깊이 새기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날로 먹자는 것은 아니고, 나름의 성의 표시는 하지만..^^;
어쨌든 이 행사의 주된 목적은-적어도 내가 보기에- 같은 업계에 사는 사람끼리 친목도 다지고
새로운 얼굴들도 익히면서 업계 내에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인 것 같다.

뭐,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야 다양한 회사의 사람들을 알게되는 기회이니 좋을 것이고
(어쨌든 이 바닥에 있다보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기회는 반드시 생길테니까)
나같이 학생인 사람들은 보통은 지겹거나 쓰잘데기없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이 바닥의 현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리이다.

그런데 올 해엔 선배들이 하는 말들이 학생들에게 할 말을 짜고 온 것인양 전부 똑같다.
뭐, 굳이 우리 업계만 그렇겠냐마는, 어쨌든 다들 한 입으로 어렵다, 수주가 없다, 국내에서는 힘들다, 해외로 나가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어공부해야한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분명히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이 토목이라는 영역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끝을 보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겨우 석사 2학기인 내가 이런 소리를 하면 건방진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미 어느 정도 선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만한 내용들은 대부분 구축되었고,
앞으로 연구해야할만한 분야는 실용적이거나 현실적인 성격보다는 학문적인 성격이 더 강한 듯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학문적인 영역에 대해 더 연구하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토목이라는 학문이 서 있는 기반이 합리성, 경제성, 안정성에 있는 바 실용적이지 않은 연구는
별다른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지언정 나아가야할 길이 그다지 넓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학문적인 성격이 강한 순수 과학이 아니라 기술들은 학문적인 베이스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학문적인 영역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물론, 이 부분은 모든 영역의 딜레마겠지.)

아무튼, 현재까지 보여지는 상황은 토목에게 결코 유리하지도, 호의적이지도 않고 아마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테지.
국내의 기반 시설은 이미 거의 다 자리가 잡혀서 앞으로 큰 토목공사가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고,
대부분의 대기업들도 이 점을 의식하면서 해외로 나갈 기회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리고 종래에 토목은 더 이상 만들어낼 기반 시설이 없어 그 규모가 상당히 축소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이런 암울한 미래를 보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하는가?
다른 산업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그냥 조용히 사장되고 서서히 물러나야 하는 것인가?
내가 여기서 가타부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제대로 예측될 리도 만무하다.
다만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토목이라는 학문이, 영역이 필요로 하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환이다.
그것은 다른 학문과의 연계나 확장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토목이라는 학문 자체가 기존에 고수하던 패러다임과는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는 것이다.
물론 그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해야하는가 혹은 필수적으로 지녀야할 성격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겠다.
또한 허접하더라도 나름의 아이디어를 제시할만한 패러다임을 고민해본 것은 아니다.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분명히 어렵다는 것은 예전부터 들어왔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와닿은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그것에 어떤 해결책을 고민해본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다만 내가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방향은,
단순히 지금의 방향을 가지고 해외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구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만큼이나
토목 자체가 가지고 있는 방향성을 제고해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토목이 앞으로 단순히 몇년만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남아 계속 그 영역을 유지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그 전환점이다.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인가, 혹은 위기가 진정한 위기가 되어 존폐의 순간을 기다릴 것인가는
같은 곳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의 숙제이며,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일 것이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