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5년 4월 11일 월요일 날씨 맑음. What a wonderful world... 본문

일기

2005년 4월 11일 월요일 날씨 맑음. What a wonderful world...

☜피터팬☞ 2005. 4.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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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기다린다. 플랫폼에 들어서자마자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진다.
헤드셋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나는 전철을 기다리며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눈 앞에는 신축 중인 역사가 보인다. 비가 오고 음악이 들리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
불현듯.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아직 완공되지않아 뼈가 튀어나오듯 삐져나온 철근들과 차갑기만 한 시멘트의 조합이,
현대라는 이름의 문명이 만들어낸 저 반자연적인 구조물이 아름답다고?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귀에서는 What a wonderful world의 노래 가사가 흘러나오고,
어쩐지 지금의 이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면서 나는 계속 불편하다.
참으로 딱딱하고 차갑고 거대한 이 인공의 구조물을 바라보며 나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어색하다.

나는 조용하고 고요한, 녹음이 무성한 자연 속에서 비에 젖은 잔디를 보며 느낄만한 기분을
차갑고 무미건조한 구조물들을 바라보며 느끼고 있는 자신에게 놀라고 만다.

나는 현대인이런가.
태고의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대자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아름다움을 칭송하던 그 기분을
나는 자연이 아닌 거대한 현대의 구조물에서 느끼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어색하다.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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