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6년 6월 21일 수요일 날씨 조금 흐림. 한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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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1일 수요일 날씨 조금 흐림. 한숨.

☜피터팬☞ 2006. 6. 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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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잘못걸렸다.'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 있다고 했다.
그 때 읽고 있던 책이 김형경 작가의 '성에'였다.
작가의 문장력에 흡입되고 주제 의식에 빠져들어 나의 감성은 한없이 격해져만 갔었다.
그 책을 빌려주신 분은 내게 '넌 너무 이성적인 책만 읽어서 이런 책도 읽어야해.'라고 말씀하셨지만,
글쎄... 나는 오히려 너무 감성적이어서 이성적인 책을 찾았던 건 아닌가 하고 대답하고 싶다.
그렇게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감성이 겨우 잦아들 무렵에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라는 제목의 책이다.

주인공에 자신을 투사시켜서 얻는 대리 만족에 대해서는 이미 중고등학교 때 고민했던 부분이다.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들보다 평범한 주인공들이 특별한 이야기를 겪는 것이 대리 만족을 느끼기에 더 쉽다고 생각했다.
특출한 주인공들보다는 어딘가 하나 나사가 빠진 듯한 주인공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기 쉽다.
어차피 인간이란 완벽한 자신을 기대하면서도 실수투성이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던가.
그러나 특별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읽는다면.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성격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성격을 보게 된다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게 되고, 템포를 늦추지 않으면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다.
책의 다음 부분이 너무나 궁금하지만, 속도를 더 내다가는 내가 붕괴되어버릴 것 같다.
책 속의 주인공이 심리치료를 받게 되면서 하는 이야기와 그의 반응들이,
내가 경험했던 것과 비슷하고, 나의 이야기와 놀랄만큼 많이 닮아있었다.
투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의 투사는 책을 읽고있는 나의 몸이 반응할 정도로 강렬했다.
내가 투사한 인물이 구명시식을 받는 행위를 읽는 중간에 추위를 느껴버렸다.
해가 짱짱히 내리쬐던 여름의 오후에 말이지.
그리고 주인공이 치료받으면서 나 역시도 나의 모습에 대해 반추하고 모르는 부분들이 새삼 느껴지고 있다.
단, 이 경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의 치료도 함께 이루어지는 것인 지는 의문이다.
한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 치료받는 부분이 내가 문제로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라는 점이다.

조만간.
다시 상담실을 찾아가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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